삶의나침반

TAO[9]

샌. 2006. 3. 24. 09:10

활시위를 힘자랑하듯 잡아당기면

피식 끊어질 따름이지요.

술잔에 술을 가득 따르면

줄줄 넘쳐흐를 따름이지요.

번쩍번쩍 예리한 칼은

그리 오래가지 않아요.

- 금세 무디어진답니다.

금고를 금은보석으로 꽉꽉 채워도

나라에 세금도 내야 하지요.

사기꾼에게 사기를 당할지도 모르지요.

그것도 아니면 우둔한 자식들이

하루아침에 탕진해 버릴지도 몰라요.

부나 명예를 자랑삼아 떠들고 다니는 사람은

늘그막에 좋은 소리를 못 들어요.

끊어질 때까지

넘쳐흐를 때까지

부여잡고 있지 말고

할 일을 마쳤으면

조용히 놓아 주세요.

그것이

타오를 따르는 길이랍니다.

 

持而盈之, 不如其已, 취而銳之, 不可長保,

金玉滿堂, 莫之能守, 富貴而驕, 自遺其咎, 功遂身退, 天之道.

 

'모든 것은 변한다' - 우주에서 가장 확실한 진리는 이 세계는 계속 변화하고 있다는 사실이리라. 세우면 허물어지고, 팽팽하면 끊어지고, 가득 차면 새나간다.그 중 어느 한 상태에 호오(好惡)를 정하고 집착하며 머물려고 하는 데서 문제가 생기고 갈등이 일어난다.

 

차면 차는 대로, 비워지면 비워지는 대로, 흐름에 몸을 맡기는 것은 지금의 상태를 자연스럽게 받아들이는 것이다. 자신을 온전한 존재로 인정하는 것이다.

 

나를 찾아왔다 떠나가는 손님을 그저 조용히 받아들이고 놓아주기 - 그것이 타오의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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