빌딩 사이로 해가 넘어간다. 도시의 저녁은 다른 곳에서 보는 석양에 비해 왠지 더 쓸쓸해 보인다.
도시에서의 삶은 한 곳에 뿌리를 내리지 못한 유랑민과 비슷하기 때문일까, 그래서 도시인들은 저 빌딩들 사이를 그렇게 바쁘게 돌아다니는가 보다.
여유있는 퇴근 시간이 된 날이면 일부러 지하철 서너 정거장에서 내려 한강변으로 나가 걸어서 집으로 돌아간다.
그래서 이런 저녁 풍경을 가끔씩 만난다. 어떤 날은 인공의구조물들과 어울린 석양이 무척 아름답게 보인다. 똑 같은 풍경이건만 그때그때의 느낌이란 내 감정의 반영에 다름 아닌 것 같다. 투영된 내 마음을 풍경을 통해 내가 다시 만나는 것이다.
쓸쓸함이든, 아름다움에 대한 감탄이든, 일상의 작은 것에도가슴 떨릴 수 있는 예민한 삶을 살 수 있다면 좋겠다. 무미건조한 관성적인 삶이 아니라, 늘 새롭게 만나는 세상이 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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