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위의단상

주님의 기도를 바칠 때

샌. 2005. 2. 6. 22:03

'하늘에 계신' 하지 마라, 세상 일에만 빠져 있으면서.

'우리' 하지 마라, 너 혼자만 생각하며 살아가면서.

'아버지' 하지 마라, 아들딸로서 살지도 않으면서.

'아버지의 이름이 거룩히 빛나시며' 하지 마라, 자기 이름을 빛내기 위해서 안간힘을 쓰면서.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하지 마라, 물질만능의 나라를 원하면서.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 하지 마라, 내 뜻대로 되기를 기도하면서.

'오늘 저희에게 일용할 양식을 주시고' 하지 마라, 가난한 이들을 본체만체하면서.

'저희에게 잘못한 이를 저희가 용서하오니 저희 죄를 용서하시고' 하지 마라, 아직도 앙심을 품고 있으면서.

'저희를 유혹에 빠지지 않게 하시고' 하지 마라, 죄 지을 기회를 찾아 다니면서.

'악에서 구하소서' 하지 마라, 악을 보고도 아무런 양심의 소리도 듣지 않으면서.

'아멘' 하지 마라, 주님의 기도를 진정 나의 기도로 바치지 않으면서.

 

우루과이의 작은 성당 벽에 써있는 글이라고 한다.

글 내용이 지금의 내 부끄러운 모습 그대로이다.

형식적인 의식, 립 서비스의 기도, 언행의 불일치, 종교를 가지고 있다는 것이 도리어 위선과 자기 합리화의 함정에 스스로를 빠져들게 한다.

주님, 절 불쌍히 여기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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