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바람만이 알고 있지 / 밥 딜런

샌. 2004. 12. 23. 14:27

얼마나 많은 길을 걸어야
한 사람의 인간이 될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바다 위를 날아야
흰 갈매기는 사막에서 잠들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이 머리 위를 날아야
포탄은 지상에서 사라질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어야
산은 바다가 될까?
얼마나 더 오래 살아야
사람들은 자유로워질까?
얼마나 더 고개를 돌리고 있어야
안 보이는 척할 수 있을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얼마나 더 고개를 쳐들어야
사람은 하늘을 볼 수 있을까?
얼마나 많은 귀를 가져야
타인들의 울음소리를 들을 수 있을까?
얼마나 더 많은 사람이 죽어야
너무 많이 죽었음을 깨닫게 될까?

친구여, 그 대답은 바람만이 알고 있지
바람만이 알고 있지

- 바람만이 알고 있지 / 밥 딜런


How many roads must a man walk down
Before you call him a man?
How many seas must a white dove sail
Before she sleeps in the sand?
How many times must the cannonballs fly
Before they're forever bann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How many years can a mountain exist
Before it's washed to the sea?
How many years can some people exist
Before they're allowed to be free?
How many times can a man turn his head
Pretending he just doesn't see?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How many times must a man look up
Before he can see the sky?
How many ears must one man have
Before he can hear people cry?
How many deaths will it take till he knows
That too many people have died?

The answer, my friend, is blowing in the wind
The answer is blowing in the wind

어제는 오랜 친구와 만났다.
내내 부드럽던 대화는 정치 얘기가 나오면서 날을 세우기 시작했다. 그는 조선일보가 제일 좋은 신문이라고 계속 믿고 있다.
내가 그를 어리석다고 여기듯, 그도 나를 한심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그도 한때는 젊은 피가 끓던 이상주의자였다.

“잘 사는 나라보다는 아름다운 나라를 만들기 위해 우리 서로 더 깊이 생각해 보세.” 악수를 나누며 한 이 말에 친구는 그저 씨익 웃을 뿐이었다.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키려고 했다. 하지만 결국 변화된 것은 세상이 아니라 세상에 의해 변화된 우리 자신이었다.’

그리고 문득 이 노래가 생각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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