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세종수목원 - 순천과 여수 - 전주 - 대둔산 본문
장인 기일로 전주에 가고 오는 때를 이용해 몇 군데를 들렀다. 처네네와 함께 장모님을 모신 1박2일의 순천과 여수 여행이 중심이었다.
1. 세종수목원
가을 정취를 느끼고자 내려가는 길에 세종수목원에 들렀다.

세종수목원의 중심은 사계절전시온실이다. 붓꽃의 형상을 닮은 건물은 세 구역으로 나누어져 있다. 지중해 전시실에서는 고흐의 그림에 나오는 꽃들이 특별 전시되고 있었다.

넓은 수목원을 발길 가는대로 걸으며 가을색으로 물드는 분위기에 젖었다.




2. 순천과 여수
둘째 날은 장모님을 모시고 순천만 국가정원에 들렀다. 소문대로 잘 가꿔 놓은 꽃들의 정원이었다. 늘 집과 센터만 왕복하시다가 오랜만의 외출에 장모님은 즐거워하셨다.








점심은 대대선창집에서 꼬막정식을 했는데 남도의 음식답게 푸짐하고 맛있었다.

오후에는 순천만 습지를 걸었다. 다가오는 겨울에는 흑두루미를 보러 다시 오기로 했다.




숙소는 여수의 라마다 플라자 호텔이었다. 방 세 개를 얻었는데도 할인을 받아 저렴했다. 객실에 누워 석양을 구경했다.

다음 날은 오동도에 들렀다. 어제와 달리 날이 잔뜩 흐리고 바닷바람이 셌다.

나 혼자 오동도를 한 바퀴 돌았다.

수 차례 오동도에 왔었으나 용굴과 등대까지 찾은 것은 처음이었다.

날씨가 험해서 장모님을 모시고 다니기에는 힘들었다. 일찍 전주로 돌아왔다.
3. 전주
넷째 날 오전, 장인 기일에 성당에서 미사를 드리고 추모 의식을 가졌다.



"Hodie mihi, Cras tibi" - "오늘은 나, 내일은 너"

년전에 비해 장모님 건강이 많이 좋아지셨다. 감사한 일이다.

오후에는 전주천을 걸었다.

파란 가을 하늘 아래 버드나무의 초록 색깔이 강렬했다.


천변로를 따라 도열한 이 가로수 이름이 궁금했는데 이번에 해결했다. 히말라야시다였다.

야트막한 산에 있는 다가공원에 들렀다. 일제강점기 때 이곳에 신사가 있었다고 한다.

다가공원에 들른 이유는 가람시비(嘉藍詩碑)를 보기 위해서였다. 가람 이병기 시인은 전북 익산 출신이다. 전주가 무대인 어느 소설에서 주인공이 짝사랑하는 여학생의 의중을 파악하기 위해 이 가람시비를 이용하는 내용이 있다. 이 시비는 1969년에 세워졌다. 자세히 보니 글 쓴 이의 이름이 훼손되어 있다. 무슨 연유인지는 모르겠다.
시비에 적힌 시조는 시인의 대표작인 '시름'이다.
그대로 괴로운 숨 지고 이어 가랴하니
좁은 가슴 안에 나날이 돋는 시름
희도는 실꾸리같이 감기기만 하여라
아아 슬프단 말 차라리 말을 마라
물도 아니고 돌도 아닌 몸이
웃음을 잊어버리고 눈물마저 모르겠다
쌀쌀한 되바람이 이따금 불어온다
실낱만치도 볕은 아니 비쳐든다
찬 구들 외로이 앉아 못내 초조하여라

4. 대둔산
끝 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대둔산에 들렀다. 단풍을 보기 위해서였다. 케이블카를 타고 상부로 올라갔으나 아쉽게도 단풍은 기미가 없었다. 예년 같았으면 단풍이 절정일 때인데 올해 단풍은 많이 늦다. 맥이 빠져서 삼선계단까지 가려고 한 생각도 접고 하산했다.



도중에 첫째한테 들러 우족탕과 감을 전해줬다. 대둔산만 제외하고 알차면서 뿌듯하게 보낸 4박5일의 여정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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