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1411g(11) 본문

부석사 범종각에
찾아오신
햇살 부처님
(141139)

누군가를 그리워하는 나무
두 팔 벌리고 춤추는 나무
재잘재잘 속삭이는 나무
손 모아 기도하는 나무
아픔을 견디는 나무
슬퍼서 우는 나무
방긋 웃는 나무
꿈꾸는 나무
(141140)

사람이 꽃보다 아름답다고?
천만의 말씀이다
꽃처럼 아름다운 사람은 있을 수 있다
그것도 아주 드물게
(141141)

기린이 되어 길게
고개 빼들고
기다린다
하염없이
네가 보내줄
신호를
(141142)

생기 없는 사람들이
배회하는 거리
영혼을 판 대가로는
너무 초라해
방아쇠가 당겨지면
검은 비가 내릴 거고
세기말적 풍경이
펼쳐질 거야
멀지 않았어
(141143)

야생화 모임을 따라
천마산에 갔던 날
봄이 오는 산길에서
널 처음 만났어
"안녕"
"안녕"
"안녕"
"난 현호색이라고 해."
재잘거리는 소리가
계곡 물소리를 덮었고
우린 금방
깐부가 되었지
(141144)

너에게
닿고 싶다
오직
하나뿐
(141145)

딱딱한 나뭇가지
어디에 숨어 있었을까
이 가없는 보드라움은
(141146)

사랑 - 낯선 수컷과 암컷이 만나 짝짓기를 할 때 생기는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고안된 심리 기재. 인간의 폭력성 때문에 성적 충동 외에 로맨틱한 요소가 필요했음. 근대에 들면서 지나치게 과장되고 찬양된 측면이 있음. 콩깍지가 벗겨지는데 석달이면 충분함. 유통기한이 짧은 단기 저장 상품.
(141147)

신기하다
아버지가 되어 내 새끼를 처음 안았을 때
신비하다
내 품에서 새록새록 잠든 손주를 지켜볼 때
(141148)

"얼씨구나 좋다 지화자 좋네
아니 놀지는 못하리라"
어깨춤이 덩실덩실
얼쑤~
(14114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