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1412a(7) 본문

단정하고
가지런히
수행자의 마음을
보여주는
절집 장작
(141201)

누가 빈 깡통이
요란하다 했나
이제 숨 죽이고
기다리고 있다
어떤 생이 다가올지
설레면서
(141202)

떠나온 뒤로
스무 해가 지났다
설레는 가슴 안고 오가던
교정의 단풍나무
이젠 잎 다 떨구고
쓸쓸히 서 있을 거다
(141203)

일이 잘 풀리면 좋지
안 그래도 그만
간섭 받는 일 없으면 좋지
매여도 그만
돈 넉넉하면 좋지
시달려도 그만
건강하면 좋지
아파도 어쩔 수 없는 일
목표나 집착 없이
주어진 대로 살아가기
케세라세라
이 또한 멋진 삶이렸다!
(141204)

돌에 새긴다고
달라지겠는가
너나 나나
우리 모두
허공 같은
인생살이거늘
(141205)

느림보 철학자가 사는
하얀 별
소행성 G404
(141206)

테니스 점수는 특이하다. 0, 15, 30, 40으로 올라가고, 0은 '러브'라고 부른다. 한 포인트 득점하면 '러브 피프틴'이 된다. 유래는 모르지만 나는 테니스를 칠 때 점수를 종종 나이로 연상했다. 40대였을 때 '러브 포티'라 외치는 건 유쾌한 일이었다.
지금은 멀리서 구경만 하는 나이가 되었지만, 테니스 스타일로 나를 불러보며 파이팅 한다.
"러브 세븐티!"
(141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