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1412c(8) 본문

살아온 흔적은
반드시 남게 돼
눈이 녹으면
사라지는 듯 해도
눈에 안 보인다고
없어진다 안심하지 마
(141215)

황혼이 되니 허세 부릴 일 없어 좋아
잘난 척 많이 가진 척 뻐길 일도 없어
이젠 떳떳하게 내 부족한 걸 자랑할 수 있어
아프면 아프다고 힘들면 힘들다고 말하지
솔직해지면 마음이 편해
이리저리 눈치 볼 필요도 없어
체면에서만 벗어나도 짐이 가벼워지는 걸
내 마음따라 내 식대로 사는 거지
늙어가는 것도 괜찮은 일이야
(141216)

용기를 내
덧칠한 게
더 나을 수도 있잖아
(141217)

산다는 건
견뎌내는 것
시간이 지나면
상처가 아물고
누군가의 따스한 손길이
널 감싸줄 거야
행복은
견뎌낸 불행이라잖아
(141218)

안이 밖을 내쳤고
밖은 안을 밀어냈다
두 충돌이
이젠 잠잠해졌다
아늑하고
고요하다
(141219)

어쩜 이리
당당할 수 있니
네가 등장하면
뭇 시선이 집중
너는, 봄 숲의 요염한
바람둥이
펨므파탈
(141220)

우리는 자신의 렌즈로
세상을 바라본다
좁은 식견임을
알아채지 못하고
나이가 들수록
때가 낀 눈으로
이것이 인생의 슬픔
(141221)

달을 가리키면 어른들은
손가락을 쳐다보지만
아이들은
달 안에서 논다
어른과 아이의
차이
(14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