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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일상

봄이 오시나 보다

샌. 2026. 2. 21. 12:07

낮 기온이 15도까지 올라가며 따스해졌다. 봄의 척후병이 가까이에 접근해서 어딘가에 잠복해 있는 것 같다. 겨울 동안 얇아서 입지 않은 패딩이 무겁게 느껴진다. 도서관에 다녀오면서 들러본 동네 공원의 양지바른 곳에 돋아난 초록 잎이 반짝인다. 봄이 다가오고 있다고 수런거리는 초목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다.

 

 

공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도 반소매 차림이다. 계절 변화는 이렇듯 양자 도약하듯 일어난다.

 

 

아직 공원 산책로를 다니는 사람은 드문드문하다. 뭐든 깨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사람보다는 식물이 기온 변화를 훨씬 예민하게 느낄 것이 분명하다.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나무 줄기 안이나 흙 속에서는 새 움이 싹틀 준비를 마쳤을지 모른다. 새싹 역시 어느 순간 여리며 귀여운 모습을 드러내 우리를 놀라게 하리라. 그때서야 인간은 "봄이다!" 하면서 환호하겠지.

 

 

겨울이 다하면 봄이 오는 건 자연의 순리다. 여름과 가을을 거쳐 다시 겨울을 맞는다. 사람의 생애도 다르지 않을 것이다. 맑은 날이 있으면 흐린 날이 있고, 때로는 천둥 번개가 몰아치기도 한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씻은 듯이 개이고 해가 난다. 이런 변화를 선인들은 자연을 모델로 해서 풀어보려 했다. 수많은 변수와 우연으로 얽힌 인간 세상을 이해하고 예견하는 게 얼마나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차라리 주사위를 던지는 게 더 낫지 않을까. 자연이든 인간의 삶이든 있는 것은 무상(無常) 뿐이다. 변해가는 것에 애착하는 일이야말로 괴로움의 근원이라고 현자는 말씀하신다. 산책로를 걷는 내 얼굴에 비치는 봄기운을 담은 햇살이 따스하다. 그뿐이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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