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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인 법화산에 오르다

샌. 2026. 4. 29. 08:16

첫째한테 보급을 하러 갔다가 남는 시간을 이용하여 법화산(法華山, 385m)에 올랐다. 산 이름은 법화경(法華經)에서 따 온 것으로 보인다. 법화산은 탄천의 발원지이기도 하다.

 

부드러운 흙길이 참 좋았다. 우리 동네 뒷산을 자랑했는데 그보다 더 걷기 좋은 길을 가진 산이 법화산이다. 힘들게 하는 구간도 없다. 앞으로 용인에 갈 때면 자주 찾아야겠다. 

 

 

법화산에는 소나무가 많다. 곧게 뻗은 적송도 자주 눈에 띈다.

 

 

철쭉도 고왔다.

 

 

정상 가까운 곳에는 '평화의 쉼터'라 부르는 6.25 전사자의 유해 발굴지도 있다. 1951년에 접어든 겨울에 국군과 중공군이 이곳에서 치열한 전투를 벌였다고 한다. 이곳에서 유해 74구와 유품 500여 점을 수습했다.

 

 

산은 나무가 울창하여 조망은 좋지 못하다. 정상에서도 좁은 시야로만 전망이 트였다.

 

 

이번에는 산길을 걸으면서 물푸레나무를 찾아보려고 했다. 그러나 한 그루도 발견하지 못했다. 대신 이정표에서 '물푸레'를 보고 실소했다.

 

 

마을과 가까운 산자락에는 여러 팀의 유치원 아이들이 야외수업을 하고 있었다. 일부는 길에서 마주치기도 했다. "안녕하세요"라는 인사에 대응하느라 즐거웠다. 어떤 아이는 "우리 할아버지 머리색이다"라며 반가워했다. 천사의 목소리가 따로 있지 않았다.

 

이러다 넘어지면 어쩌지, 걱정했는데 웬걸 내 곁을 지나던 한 아이가 나뭇잎이 떨어지듯 쓰러졌다. 아이는 앙, 울음을 터뜨렸다. 일으켜 세우는 몸이 새털처럼 가벼웠다. 옷을 털어주며 괜찮다고, 울지 말라고 달래주었다. 앞에 있던 선생님도 지켜보며 안심시켰다. 뒤돌아오는데 아이의 울음소리가 점점 가늘어졌다. 불가에서는 옷깃만 스쳐도 엄청난 인연이라는데, 이 아이와 나와의 인연은 얼마나 깊은 것일까. 가슴이 뭉클해졌다.

 

내려올 때 보니 천사들의 작품이 소나무 줄기에 전시되어 있었다.

 

 

들머리와 날머리는 구성동 주민센터였다. 정상까지 갔다오는데 14,000보에 세 시간이 걸렸다. 이 정도 산 오르는 걸 등산이라고 하기에 계면쩍긴 하다. 좋은 걸음을 하기에 알맞은 산을 발견한 기쁨이 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