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1507(5) 본문

"노목은
죽지 않고
다만 사라질 뿐이다"
널 보며
알게 되었지
사라진다는 건
없어지는 게 아니란 걸
다만 인간의 눈에 보이지 않게 될 뿐이란 걸
(150701)

널 보면
주근깨 투성이의
그 아이가 생각난다
엄마 치맛자락에 매달려
감자 한두 알로
끼니를 때우던
냇가에서 빨래하며
교복 입은 또래 보고
고개를 들지 못하던
철없던 우리는
물수제비 날리며
놀려대곤 했지
"미안해"
속죄의 뜨거움으로
피어 난 너
(150702)

멀리서나 가까이서나
어느 각도에서나
예쁘다
꽃은
꽃을 닮은 너도
(150703)

화원(花園)이든
화택(火宅)이든
옳음도
그름도 아닌
진지하게
조심스럽게
오직
그 걸음으로
(150704)

귀 기울여
본 적 있나요
남이나
세상이 아닌
내 안의
작고 쓸쓸한
그 아이의
목소리에
(1507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