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살이의꿈

노인본색 여덟 가지

샌. 2019. 3. 2. 10:27

친구가 관심이 가는 글을 보내줬다. 제목이 '노인본색 8가지'다. 노인이 되면 나타나는 특징을 추려낸 글인데, 나를 돌아보며 경계로 삼을 만한 내용이다.

 

1. 얼굴이 무표정해진다.

마음이 완고해지는 탓일까, 늙어지면 얼굴도 굳어지고 무표정해진다. 어린아이의 말랑말랑한 마음과 비교해 보라. 얼굴에 주름과 검버섯이 가득해도 미소나 웃음은 나이를 잊게 만드는 효력이 있다.

 

2. 불만이 많아지고 잔소리가 심해진다.

사회가 돌아가는 모습이나 젊은이의 행동 등 모든 것이 못마땅하다. 못 본 척 하더라도 속에서는 짜증이 생긴다. 쌓이면 불만이 많아지고, 잔소리가 심해질 수밖에 없다. 단지, 우리와 다를 뿐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긍정적으로 받아들이자.

 

3. 사소한 일에도 화를 낸다.

화를 잘 내는 것도 노화 현상의 하나다. 나는 원래 욱, 하는 성질이 있으니 오죽 하랴. 화를 내면 상대를 힘들게 할 뿐 아니라, 자신의 건강에도 해롭다. 화를 잘 다스리는 비결이 내 노년의 과제다.

 

4. 감사하다는 말에 인색해진다.

감사하다, 고맙다는 말을 한 게 언제인지 모르겠다. 교만한 사람은 이런 말을 쓸 수 없다. "고맙습니다." "미안합니다." 고개를 숙일 줄 아는 노인이 되자.

 

5. 몸에서 냄새가 난다.

제 몸에서 나는 냄새는 스스로 맡을 수 없으니, 내 상태도 어떤지 모르겠다. 방 환기를 자주 시키고 몸을 청결하게 하자.

 

6. 주위가 지저분해진다.

아직 이럴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너무 깔끔을 떨어서 문제다.

 

7. 옷 색깔이 칙칙해진다.

옷장을 열면 90%가 무채색 계열이다. 회색과 검은색이 편하다. 그러나 좀 다르게 입어 볼 필요도 있겠다. 앞으로는 밝은색 옷을 고르도록 유의해야겠다.

 

8. 허리가 구부정해진다.

허리를 걱정하자면 10년은 더 지나야 할 것 같다. 그 뒤에도 꼿꼿한 허리를 유지하자면 지금부터 반듯한 자세와 적당한 운동을 게을리해선 안 될 것이다.

 

나는 한 가지를 더 추가하고 싶다. "훈장 노릇을 하려 한다." 주변을 보면 남을 가르치려고 하는 사람이 많다. 친구 중에 교사가 많으니 다들 그 버릇이 어디 가겠는가. 나도 예외가 아닐 것이다. 말하기보다도 이제는 듣기가 우선이다. 선생보다는 학생의 입장에서, 남의 말을 경청할 줄 알며 배우는 걸 좋아해야겠다.

 

여덟 가지 중에서는 앞의 네 가지가 신경이 쓰인다. 자주 웃고, 자족(自足)할 줄 알며, 화를 덜 내고, 감사하며 살기. 알고 있지만 어찌할 수 없는 것들이다. 늙어가면서 '꼰대' 노인이 되고 싶지는 않다. 그러자면 배전의 노력이 필요하다. 가만있기만 해서는 나이만 먹을 뿐이지, 어른이 될 수 없다.

 

그러나 노인은 노인다워야 한다. 너무 노인티를 안 내려는 발버둥은 초라함만 더할 뿐이다. 속이 알차게 여물어서 저절로 노인의 자긍심이 우러나게 해야 한다. 바탕이 튼실하면 노인본색 여덟 가지는 저절로 극복되지 않을까 싶다. 이런 것도 노파심이 아닌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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