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로에 바짝 붙어 있는 나무를 보면 안쓰럽다. 옛날 소로일 때는 제 품은 자리가 넉넉했겠지만, 지금은 자동차에게 자리 다 뺏기고 나무 아래 사람이 쉴 틈 한 평 없다. 농촌 마을이었다가 도시 개발이 된 곳에 있는 나무는 대부분 그런 신세다.
경기도 광주시 퇴촌면 관음리에 있는 이 느티나무도 마찬가지다. 낮밤 없이 자동차 소음과 불빛에 시달리니 편하게 자랄 수가 있을까. 매연과 먼지를 뒤집어쓴 나무껍질이 생기 잃고 꺼칠하다. 이제는 동네 사람도 별로 거들떠보지 않는 정자목이 된 것 같다. 이 나무의 수령은 약 200년이고, 높이는 16m, 줄기 둘레는 2.8m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