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성류를 아시나요? 나무에 별 관심이 없으면 이름도 처음 들어보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만큼 만나기 어려운 나무다. 나도 용주사에선가 딱 한 번 보았을 뿐이다. 그런 위성류가 서울에 있다.
위성류(渭城柳)는 한자 이름을 풀면 '위성의 버드나무'라는 뜻이다. 이별을 노래한 왕유(王維)의 시에 위성의 버드나무가 나온다.
渭城朝雨읍輕塵
客舍靑靑柳色新
勸君更盡一杯酒
西出陽關無故人
위성의 아침비는 가볍게 먼지를 적시고
여관의 버드나무는 더욱더 푸르고 싱싱하네
권하노니 다시 한 잔을 다 드시게
서쪽으로 양관을 나서면 친구가 없으리니
위성(渭城)은 중국 장안의 북쪽 교외에 있던 도시였다. 실크로드가 시작되는 지점으로 멀리 여행하는 사람들과 헤어지던 곳이다. 길 떠나는 사람에게 버드나무를 건네주는 것은, 버드나무 류[柳]가 머물 유[留]와 발음이 비슷하므로 보내는 사람의 마음을 나타내기 때문이다. 그래서 이별 장면에는 버드나무가 자주 등장한다.
그런데 위성류는 버드나무와는 아무 관계가 없다. 생김새도 전혀 다르다. 잎이나 줄기가 오히려 향나무를 닮았다. 그러므로 시에 나오는 버드나무가위성류라고 볼 수는 없다. 이름만 차용한 것이 아닌가 싶다.
이 위성류는 수령이 60년이 되었는데 2010년에 보호수로 지정되었다. 그러나 줄기를 보면 나이가 훨씬 더 들어 보인다. 위성류는 이름만 아니라 생김새도 특이한 나무다. 이 나무는 서울시 서대문구 현저동 한성과학고등학교 옆에 있다. 주변 지역은지금 재개발 공사중으로 무척 어수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