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편으로 된 넷플릭스의 다큐멘터리 드라마로 오스만 제국의 콘스탄티노플 함락을 다룬 이야기다. 술탄 메흐메드 2세는 1453년 4월 5일에 공격을 시작해서 55일 만인 5월 29일에 성채를 넘는다. 당시 상황을 보면 콘스탄티노플은 이미 오스만 제국에 둘러싸여 섬처럼 고립되어 있었다. 점령되는 것은 시간문제였다. 그러나 콘스탄티노플은 1천 년을 버틴 난공불락의 요새로 쉽사리 무너뜨릴 수는 없었다. '오스만 제국의 꿈'은 메흐메드를 중심으로 콘스탄티노플 함락의 전말을 다룬다.
메흐메드는 아버지가 죽으면서 19살에 술탄에 올랐다. 어린 술탄은 선왕의 신하들과 힘겨루기에서 뭔가를 보여줄 필요가 있었을 것이다. 그는 콘스탄티노플 정복을 목표로 선언하고 국력을 쏟아붇는다. 실패하면 술탄의 지위를 빼앗길 수도 있는 모험이었다. 그리고 21살이 되던 1453년에 10만 병력을 이끌고 콘스탄티노플로 진군한다.
이 전쟁에서는 성채를 부수는 데 신무기인 초대형 대포가 큰 역할을 했다. 15t이나 나가는 대포 69문을 동원해 무려 5천 발을 쏟아부었다 한다. 또한 강병인 예니체리의 존재도 꼽지 않을 수 없다. 그래도 백미는 뭐니 뭐니 해도 산을 넘어 골든혼으로 배를 침투시킨 발상의 전환이다. 비밀리에 산을 깎아 길을 내고 70척이 넘는 배를 끌어서 콘스탄티노플에 붙어 있는 골든혼에 진입시켰다. 이 사건으로 양측의 사기는 극명하게 갈렸을 것이다. 메흐메드의 위대성을 볼 수 있는 대목이다.
드라마에 등장하는 주된 인물은 메흐메드 외에 동로마 황제인 콘스탄티누스 11세가 있고, 콘스탄티노플을 지키는 용병 대장 주스타니아니, 양측의 고위 신하인 할릴 파샤와 루카스가 나온다. 파샤와 루카스는 전쟁을 원하지 않은 인물이었다. 제 이익을 탐하다가 콘스탄티노플 함락 후 제거된다. 콘스탄티누스 황제는 목숨을 부지하는 길을 버리고 장렬한 최후를 맞는다.
콘스탄티노플이 함락된 뒤 정복군인 오스만 군대의 약탈이나 보복에 대한 내용이 안 나와서 아쉬웠다. 성당에 모여 있는 주민을 학살하는 등 상당히 잔인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실제 내용은 잘 모르겠다. 어쨌든 콘스탄티노플이 무너지면서 동로마 제국은 멸망하고 오스만 제국 시대가 열렸다. 3세기가량 지난 뒤에는 오스만 제국 역시 역사의 뒤안으로 사라졌다.
"모든 제국의 시작은 피, 강철, 운, 그리고 정복으로 이루어진다." 드라마 시작하기 전에 나오는 자막이다. 모든 제국의 끝 역시 마찬가지일 것이다. '오스만 제국의 꿈'은 콘스탄티노플 공성전을 박진감 넘치게 잘 그린 드라마다. 그 와중에 얼마나 많은 민초들의 피눈물이 있었을지 생각하면 한숨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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