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안양천을 따라 인덕원까지 걷다

샌. 2010. 5. 29. 19:36


영등포구 양평동에서 안양천과 학의천을 따라 안양시 인덕원까지 걸었다. 열일곱 번째 <토요 걷기>였다. 이번 주에는 몸 컨디션이 좋지 않았다. 특히 어제는 오후부터 몸이 춥고 떨리며 몸살기가 있어 쌍화탕을 먹고 일찍 자리에 누웠다. 잠을 자면서 땀도 많이 흘렸다. 그래서 오늘은 꼼짝을 못할 줄 알았다. 그런데 아침에 일어나니 놀랍게도 몸이 개운한 것이었다. 기쁜 마음으로 운동화를 신었다.

 



오늘은 햇살이 따가워서 주로 그늘진 둑길을 따라 걸었다. 둑길은 바로 옆에 도로가 있어 시끄러운 단점이 있지만 대신 벚나무 그늘이 있어좋았다. 다행히 바람도 적당히 불어주었다.

 





천변에는 이곳저곳에 꽃밭이 만들어져 있어 눈요기 하기 좋았다. 순서대로 유채꽃, 꽃창포, 꽃양귀비인데 마지막 꽃은 확실하진 않지만 금영화인 것 같다.

 


오랜만에 걸으니 이내 지치고 힘들었다. 배도 고파서 길을 벗어나 시내로 들어가 상가 식당에서 점심을 사먹었다. 4천 원짜리 뷔페였는데 기대 이상으로 맛있고 좋았다.

 



안양천도 공사가 한창이었다. 4대강 생각이 나서인지 괜히 밉상으로 보였다. 돌아다니다 보면 나라에서 하는 짓거리가 때려부수고 세우고 하는 것밖에 없는 것 같다. 이뿐만 아니라 재개발 한다고 멀쩡한 집들 허무는걸 보면 정말 아깝다.

 



다행히도 안양 시내에 있는안양천은 천 본래의 모습이 그대로지켜지고 있어 반가웠다. 물이 흐르는 쪽에는 인공의 손길이 가해진 흔적이없다. 식물들은 자연 상태 그대로 자라고 있다. 물이 맑다고는 할 수 없어도 다리 아래에서는 큰 잉어들이 노니는 것도 볼 수 있다. 사람들이 던져주는 먹이를 찾으러 다리 주위에서 노는 것 같다. 강 살리기는 물만 깨끗하게 하면 되는 것이지, 준설하고 보로 막고 하면서 강을 뒤집어 놓을 필요는 없는 게 아닐까.

 



인덕원으로 가기 위해서는 안양천에서 갈라져 학의천을 따라 올라가야 한다. 학의천은 생태 환경이 안양천보다 더 잘 보존되어 있었다. 그리고 수질도 상당히 좋았다. 눈으로 보기에는 아이들이 들어가 물장구 치며 놀아도 될 것 같았다. 이런 풍경을 보니 정말 기분이 좋았다.

 


학의천은 천 양쪽의 산책로 중 남쪽 길은 흙길로 만들었다. 그리고 자전거도 못 다니게 한다. 내가 다닌 길 중에서는 걷기에최고의 길이다. 요사이는 자전거 타는 사람들이 굉장히 속도를 낸다. 단체로 지나갈 때는 무섭기까지 하다. 그래서충돌 사고도 자주 일어난다. 이 길에서는 그런 부담 없이 오롯이 걷기를 즐길 수 있다. 다른 데서도 배울 만한 사례라고 생각된다.

 

오늘은 좀 무리를 해서 긴 거리를 걸었다. 몸이 녹초가 될 때까지 걸어보고 싶었다. 나중에는 눈도 아프고 발바닥도 아파서 한계 상황이 되어 버렸다. 머리를 단순하게 정리하는 데는 걷는 게 최고다. 몸이 노곤해질수록 정신은 명료해지는 것이 걷기다. 그러므로 '걷기 명상'이라는 말에 나는 공감한다.

 

* 걸은 시간; 7 시간(10:00 - 17:00)

* 걸은 거리; 약 26 km

* 걸은 경로; 양평동 - 안양천 - 학의천 - 인덕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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