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기 35

사기[2-2]

안영은 제나라 재상이 된 뒤에도 밥상에 고기반찬을 두 가지 이상 놓지 못하게 하고, 첩에게는 비단옷을 입지 못하게 하였다. 그는 조정에 나아가서는 임금이 물으면 바른말로 대답하고, 묻지 않을 때에는 곧은 몸가짐을 하였다. 나라에 도가 있으면 명령을 따랐지만, 도가 없으면 그 명령만을 따르지 않았다. 그래서 3대(영공, 장공, 경공)에 걸쳐 제후에게 이름을 떨칠 수 있었다. "오늘날 안영이 살아 있다면 나는 그를 위해 채찍을 드는 마부가 되어도 좋을 만큼 흠모한다." - 사기 2-2, 관안열전(管晏列傳) '관안열전'에는 제나라의 두 명재상인 관중과 안영이 나온다. 안영(晏嬰)은 관중보다 백 년 뒤의 사람으로 공자와 동시대 인물이다. 공자가 제나라를 찾았을 때 안영은 재상직에 있었다. 안영은 공자를 존중했지..

삶의나침반 2023.07.10

사기[2-1]

내가 가난하게 살 때 일찍이 포숙과 장사를 한 적이 있었는데 이익을 나눌 때마다 내가 더 많은 몫을 차지하곤 했지만, 포숙이 나를 욕심쟁이라고 말하지 않았던 것은 내가 가난하다는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찍이 포숙을 대신해서 어떤 일을 도모하다가 그를 더욱 어렵게 만들었지만 나를 어리석다고 하지 않았던 것은 유리할 때와 불리할 때가 있음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찍이 세 번이나 벼슬길에 나갔다가 세 번 다 군주에게 내쫓겼지만 포숙이 나를 모자란 사람이라 여기지 않았던 것은 내가 때를 만나지 못한 것을 알았기 때문이다. 내가 일찍이 세 번 싸움에 나갔다가 세 번 모두 달아났지만 포숙이 나를 겁쟁이라고 하지 않았던 것은 내가 늙은 어머니를 모시고 있다는 사실을 알았기 때문이다. 공자 규가 졌을 때, ..

삶의나침반 2023.07.05

사기[1]

요즘 시대에 들어서면서 하는 행동은 규범을 따르지 않고 오로지 법령이 금지하는 일만을 일삼으면서도 한평생을 편안하게 즐거워하며 대대로 부귀가 이어지는 사람이 있다. 그런가 하면 걸음 한 번 내딛는 데도 땅을 가려서 딛고, 말을 할 때도 알맞은 때를 기다려하며, 길을 갈 때는 작은 길로 가지 않고, 공평하고 바른 일이 아니면 떨쳐 일어나서 하지 않는데도 재앙을 만나는 사람은 그 수를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다. 나는 매우 당혹스럽다. 만일 (이러한 것이) 하늘의 도라면 옳은가? 그른가? - 사기 1, 백이열전(伯夷列傳) 이제부터 을 읽는다. 우선 접근하기 용이한 '열전'에서 시작한다. '열전'은 전에 읽어본 적이 있어서 무리가 없을 것 같다. 텍스트는 김원중 선생이 옮기고 민음사에서 나온 다. 총 70편의..

삶의나침반 2023.06.29

사마천과 사기에 대한 모든 것

역사학자 김영수 선생이 사마천의 삶을 재조명한 책으로 총 세 권 중 첫째 권이다. 제자와의 문답 형식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쉽게 읽히면서도 고증에 충실한 내용이 탄탄하다. 선생은 중국 현지에서 활동하면서 문헌 속에서만이 아닌 현장의 생생한 사마천의 모습을 보여준다. 사마천의 일생에는 두 번의 변혁기가 있다. 첫 번째는 20세 때부터 시작한 역사 탐방 여행이다. 사마천은 20년간 일곱 차례에 걸쳐 중국 전역을 돌아다니며 역사 자료를 수집했다. 특히 1차 여행은 2년 동안 12,000km를 이동했다. '만 권의 책을 읽고 만 리 길을 여행한다(讀萬券書 行萬里路)'를 그대로 실천한 것이다. 두 번째는 49세 때 이릉의 화로 당하게 된 궁형이다. 사마천은 BC 99년에 흉노족에 투항한 장군인 이릉을 변호했다가 한..

읽고본느낌 2023.06.03

사기열전

사마천의 을 읽고 있다. 김원중 선생이 옮기고 민음사에서 펴낸 건데 우리나라에서 출판된 번역본 중 가장 잘 된 책이라고 한다. 문장도 유려하고 고증이나 해설이 잘 되어 있다. 두 권으로 되어 있는데 첫째 권을 읽었다. 는 상고시대부터 사마천이 살았던 한 무제 때까지의 중국 역사를 다룬다. 본기(本紀) 12편, 표(表) 10편, 서(書) 8편, 세가(世家) 30편, 열전(列傳) 70편으로 이루어져 있다. 그중에서 열전은 인물 중심으로 역사를 풀어간다. 주나라 붕괴 후 등장한 제후국 가운데 최후까지 살아남은 전국칠웅[진(秦), 한(韓), 위(魏), 제(齊), 초(楚), 연(燕), 조(趙)]의 흥망성쇠를 중심으로 여러 인물들 이야기가 기록되어 있다. 열전은 역사적 정보가 아니라 인물의 특징과 의미를 전하는데 ..

읽고본느낌 2012.03.0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