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에는 고향에서 형제들이 모여 같이 김장을 했지만, 각자의 집에서 따로 하게 된 건 4년이 된다. 어머니 기력이 떨어지신 게 제일 큰 이유다. 함께 모이는 것도 의미가 있지만, 번거롭고 신경 쓰이는 게 많다. 각자 제 집 입맛에 맞게 알아서 하니 간편해서 좋다. 세월이 흐르면 변하는 게 옳다. 이번에는 이웃이 농사 짓는 밭에서 배추 스무 포기를 구해 담구었다. 이전에 비해 양이 많아진 것은 처제네 몫도 포함되었기 때문이다. 조카가 수험생이라 김장으로나마 도와주려는 것 같다. 처제는 오후에 와서 잠깐 일손을 거들었다. 배추 스무 포기 김장 준비하는 데도 사흘이 걸렸다. 김장을 끝내고 나니 아내는 다운 직전이다. 시골 어머니는 80대의 나이에도 자식들 김장 준비를 홀로 다 하셨다. 심고 거두며 절인 배추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