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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일상

견디는 고니

샌. 2026. 1. 24. 10:35

 

닷새째 이어지는 추위에 경안천 대부분이 얼었다. 가장자리부터 얼기 시작하더니 지금은 가운데 부분만 일부 남아 있다. 물이 남아 있는 좁은 영역에 고니와 기러기가 모여서 추위를 견디는 모습이 안쓰럽다. 대다수 개체가 머리를 어깻죽지에 파묻고 미동도 않는다. 몸을 웅크려서 체온 상실을 최소화하고 에너지를 아끼기 위해서리라.

 

강추위 속 경안천 고니는 보통 때 숫자에 비해 1/10밖에 되지 않는다. 다수가 다른 곳으로 옮겨 갔다. 남아 있는 개체들은 게을러서일까, 추위를 견뎌낼 자신이 있어서일까. 조금만 견디면 날이 풀릴 것이라는 사실을 얘들은 감지하고 있을 것이다. 남은 고니들은 경안천 이곳저곳에 작은 무리를 이루어 이 혹한을 버텨내고 있다. 시베리아 추위를 피해 내려왔더니 어째 여기도 마찬가지냐고 갸웃하고 있을지 모른다.

 

 

새들의 숫자가 적고 움직임도 없으니 고니를 보러 오는 사람이 확 줄었다. 오늘은 대포 렌즈를 단 카메라가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강변 산책로도 썰렁했다. 내 발걸음도 빨라졌다. 얘들아, 날이 풀리면 다시 보자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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