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속일상

물빛공원으로 쫓겨나다

샌. 2021. 7. 16. 15:49

 

아침부터 30도에 육박하는 더위다. 장마 뒤끝이라 습도가 높아 체감 기온은 훨씬 더 높게 느껴진다. 오죽하면 베트남 사람조차 한국의 더위를 견디기 힘들다 하겠는가. 

 

설상가상으로 우리 동의 한 집이 이 여름에 수리를 시작했다. 얼마 전에 동의서를 받아갔는데 간간이 들리던 공사 소음이 어제부터 심해졌다. 오늘은 일찍부터 벽을 울리는 드릴 소리 때문에 집에 있지를 못하겠다. 코로나 때문에 학생들은 재가학습을 할 텐데 다른 집은 어떻게 견디는지 모르겠다.

 

할 수 없이 가까운 물빛공원으로 아내와 피난을 갔다.

 

 

여름 하늘은 눈부시게 파랗다. 그러나 햇살이 따가우니 공원 둘레길에서는 사람을 보기 어렵다. 신경이 쓰이지 않으니 좋은 점도 있다. 

 

 

물빛공원의 상징물은 이 꽃돌고래다. 저수지와 돌고래가 어울리지는 않지만 하늘로 날아오르려는 의지만은 박수를 쳐주고 싶다. <장자>에 보면 바다에 살던 물고기[鯤]가 어느 날 새[鵬]로 변해서 남녘 바다로 날아가는 이야기가 나온다. 여기 돌고래를 지나칠 때마다 <장자>의 우화가 떠오른다.

 

 

이번에 저수지를 도는 길만 아니라 산으로도 난 길이 있다는 걸 발견했다. 올라가 봤더니 건너편 마을로 길게 이어진다. 다음번에는 제대로 탐색해 봐야겠다.

 

 

물빛공원 둘레길은 한 바퀴 도는 데 2km다. 따가운 날씨가 세 바퀴 이상 도는 걸 허락하지 않는다. 그늘에서 쉬면서 시간을 때우다가 돌아왔다. 다행히 오후에는 공사가 멈추었는지 조용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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