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고래와 나 본문

2023년에 방송된 SBS에서 만든 4부작 다큐멘터리다. 다음 해 한국방송대상에서 영예의 대상을 받았다. 전 세계 20개국에서 촬영했으며 기획에서 제작까지 7년이 걸렸다고 한다.
'고래와 나'는 고래에 관한 자료를 찾아 헤매다가 넷플릭스에서 보게 되었다. 웅장한 바다를 배경으로 고래의 삶이 아름다운 화면으로 펼쳐진다. 이런 멋진 장면을 어떻게 찍었을까, 감탄하게 되는 신이 많다. 동시에 인간의 탐욕과 지구 환경 변화로 인한 고래와 바다 생명체의 고통에는 가슴이 아팠다.
각 부는 이런 내용으로 되어 있다.
1부, 머나먼 신비 --- 향유고래와 혹등고래를 중심으로 고래의 사랑과 육아
2부, 고래의 노래를 들어라 --- 고래 공동체에서 교환하는 노래와 소통
3부, 거대한 SOS --- 수족관에 갇히고 죽어가는 고래 이야기
4부, 고래가 당신에게 --- 기후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으로서의 고래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 돌고래를 수족관에 가두고 사육해야 하는지에 대한 의문을 이 다큐멘터리를 보며 다시 묻게 된다. 넓은 바다를 헤엄치고 돌아다녀야 할 고래가 좁은 수족관에 갇혀 먹이를 받아먹으며 살아야 하는 것은 슬픈 일이다. 인간을 자연을 지배하고 소유하려 한다. 모든 생명체가 각자의 자리에서 온전한 삶을 누리도록 해 줘야 하지 않을까. 캐나다 씨랜드 사례를 보면서 인간 중심 관점이 바꿔져야겠다고 느꼈다.
가장 충격적인 것은 남아메리카 어느 나라에서 벌어지는 고래 학살 풍습이었다. 수백 년 된 전통이고 축제하는데 고래떼를 해안가로 몰고 와서는 그냥 무조건 창으로 찌르고 때려잡는다. 고래 피로 붉게 뒤덮인 바닷물이 끔찍했다. 한 해에 1000마리가 넘게 도살 당한다고 한다. 이런 야만적 풍습을 왜 금지시키지 못하는지 의문이다.
클로즈업으로 찍힌 고래 눈동자도 잊히지 않는다. 인간에게 뭔가 말을 하는 듯하다. 같은 포유류로서 바다로 돌아간 고래는 덩치를 키우며 바다의 왕으로 군림해 오고 있다. 그들은 왜 계속 폐호흡을 고집하는지도 의아하다. 아가미를 진화시켰다면 훨씬 편할 텐데 말이다. 거대한 고래가 수면 밖으로 치고 올라와 물보라를 일으키며 떨어지는 모습은 장관이 아닐 수 없다. 귀신고래는 뱃전까지 다가와 사람이 만질 수 있도록 고개를 내밀어주기도 한다. 바다에 사는 우리의 친척이 분명하다.
내 모자 중에 앞에 향유고래 그림이 그려져 있고 'CAPE ANN WHALE WATCH'라 쓰인 게 있다. 미국에 있는 고래 관광을 하는 여행사이다. 전에는 거들떠보지 않았는데 고래에 관심이 있고부터는 내 최애하는 모자가 되었다. 가까이 있다면 당장 찾아가 봤을 텐데, 너무 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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