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예쁜 산길 본문

찌뿌둥한 몸을 억지로 일으켜 세워 뒷산으로 향했다. 꼭대기까지는 엄두를 못 내고 마을을 거쳐 산 언저리만 돌아오는 길이다. 신선한 공기를 쐬며 초록 세계를 바라보니 기분이 좋아진다. 뒷산길이 방긋 웃는 아기의 얼굴처럼 예쁘다.
서울에 사는 친구들을 만나면 하나 같이 부러운 척(?) 한다. 공기 깨끗한 데 살아서 좋겠다고. 원래 촌의 자랑거리가 공기와 물이 아니던가. 씩 웃고 말지만 마음속 한편은 씁쓸하기도 하다. 그러나 공기보다는 집에서 몇 발자국만 나가면 이런 뒷산길을 걸을 수 있는 게 제일 큰 고마움이다. 비록 아파트에 살지만 숲으로 둘러싸인 우리 동네가 나는 좋다.
지금은 열린 창문으로 뻐꾸기 소리가 가깝게 들린다. 그 외 들리는 소리는 없다. 눈을 감으면 산속 고요한 암자에 좌선을 하고 있는 것과 다르지 않다. 이런 때면 더 무엇을 바라랴, 싶다. 세월은 하염없이 흘러가며 봄은 점점 짙어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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