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소주 세 병 본문
어제는 흔치 않은 날이었다. 친구들과 어울려 낮부터 저녁에 걸쳐 소주 세 병을 마셨다. 이런 날이 일 년에 한두 차례나 있으려나.
오전에 당구를 치고 점심을 먹으며 반주로 소주 한 병을 곁들였다. 대개는 여기서 헤어지지만 어제는 한 게임을 더 하자는 제안이 있어 OK 했다. 적당한 술기운에 당구 치는 재미도 만만찮으니까. 그런데 밖에 나오니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거였다. 누가 먼저 끌었을까, 근처 치킨집에 들어가 생맥주 500cc 석 잔을 더했다. 맥주는 사양하는 편인데 이날은 술이 당겼다.
저녁거리의 비에 젖은 보도는 네온사인 불빛으로 흔들렸다. 내 마음도 따라서 흔들렸다. 두 친구를 끌고 횟집에 들어갔다. 광어회를 안주로 다시 소주 두 병을 비웠다. 그리고 버스를 타고 귀가했다. 총 알코올 섭취량이 소주 세 병은 될 터였다.
술에 취한 채 바라보는 저녁거리는 아름다웠다. 그 와중에도 휴대폰을 꺼내 사진을 몇 장 찍었다.



덕분에 오늘 아침은 여러 차례 화장실을 들락거리며 시달리고 있다. 약간의 두통도 있다. 아내가 콩나물국을 끓여줘서 마셨더니 속이 진정되는 듯하다.
이 나이에 소주를 세 병을 마시고 다음날 이 정도로나마 버티는 게 대견하다. "아직 살아있네"라는 느낌이다. 유쾌하게 마시니 확실히 술이 덜 취한다. 알코올은 마음속에 쌓인 찌꺼기를 씻어내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는 것 같다. 잔뜩 젖어 볼 필요도 있다. 아주 아주 드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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