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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일상

중앙공원 미루나무 길

샌. 2026. 6. 14. 10:17

 

중앙공원에 미루나무 스무 그루가 도열한 길이 있다. 길이는 100m 남짓 된다. 미루나무를 따라 걷는 이 길이 좋아서 '미루나무 길'이라고 내가 명명했다. 미루나무 옆으로는 위쪽 인공폭포에서 내려오는 개울물이 흐르고 아래쪽에는 분수가 시원하다. 오늘은 미루나무 그늘 아래서 카드놀이를 하는 사람도 있다. 평화로운 풍경이다.

 

미루나무는 날 소년 시절로 데려간다. 집에서 국민학교를 오가는 길이 미루나무가 늘어선 신작로였다. 나는 미루나무와 함께 미루나무의 조잘거림을 들으며 성장했다. 미루나무를 보면 자연스레 옛 추억으로 아련해진다.

 

언제부턴가 우리 주변에서 미루나무를 보기가 어려워졌다. 고향의 미루나무도 70년대에 이미 모두 베어지고 신작로는 확장되어 아스팔트로 덮였다. 그런데 이번에 중앙공원이 생기면서 미루나무 길이 만들어졌다. 제일 반가웠다. 늘 미루나무를 곁에 두고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심은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아직 어린 나무다. 그러나 워낙 잘 자라는 나무이니 금세 늘씬한 키다리의 위용을 보여줄 것이다. 

 

 

미루나무 잎은 미세한 바람에도 쉽게 팔랑인다. 그 경쾌함과 밝음이 여자를 닮았다. 어느 시인은 '물푸레나무 한 잎 같이 쬐끄만 여자'라고 했지만 나는 미루나무로 대치하고 싶어진다. 물푸레나무 잎은 결코 작지 않다. 미루나무 잎이 더 어울린다고 혼자 생각한다. 

 

 

중앙공원은 작은 야산에다 만들었다. 산책로가 다듬어진 것은 좋으나 길이 시멘트로 되어 있어 아쉽다. 그래도 전에 걸었던 산길이 일부 남아 있다. 폭신한 흙의 다정함을 느낄 수 있는 길이다.

 

 

산길을 타고 내려오니 옥수수가 무럭무럭 자라고, 길 한편에는 패랭이가 붉다. 하나 하나 눈맞춤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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