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미루나무와 자작나무를 지나 본문
야탑 모임에 나가는 새로운 길이 생겼다. 중앙공원을 관통하여 전철을 타고 가는 길이다. 집을 나서 공원에 들어서면 싱그런 숲과 우짖는 새소리가 반겨준다. 마치 시골길을 걷는 것 같다.
그중에서도 내가 좋아하는 미루나무와 자작나무들 옆을 지나게 되는 게 좋다. 미루나무 아래를 걸어갈 때면 소년 시절의 국민학생이 된 듯 흐뭇해진다. 팔랑거리는 나뭇잎이 그때나 늙은이가 된 지금이나 변함없이 나를 반겨준다.

미루나무 옆에는 '양버들'이라는 팻말이 서 있다. 이 나무의 정식 이름이 양버들인가 보다. 그런데 어릴 때부터 부른 미루나무, 포플러가 익숙하다. 세 이름 사이에 어떤 차이가 있는지는 모르겠다. 나는 그저 편한 대로 미루나무라고 부른다. 양버들이라고 하면 내 고운 추억과 연관된 이 나무의 느낌이 반감되기 때문이다.


지나가는 길에는 자작나무 정원도 있다. 새로 생긴 공원에 막 심은 나무라 아직 어리다. 좀 더 시간이 흐르면 멋진 자작나무 숲이 될 것 같다. 그 풍경을 상상하는 것 만으로도 즐겁다.


전철역까지 걸어서 가는 동안 미루나무와 자작나무를 볼 수 있으니 아침이 상쾌하다. 중앙공원이 주는 선물이 고맙다. 공원이 열리기를 오랫동안 기다려 온 보람이 있다. 소년기를 거치고 있는 이 나무들을 보면서 나의 그 시절을 아련히 느껴보는 것이다. 싱싱하게 잘 성장하기를 기원하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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