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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속일상

수녀원에서

샌. 2026. 7. 15. 19:03

몸이 편찮으신 수녀님을 뵈러 아내와 함께 S수녀원에 찾아갔다. 회복 중이시라 아직 수척하신 모습이 안쓰러웠다. 같이 점심을 나누고 작고 조용한 카페에서 담소를 나누었다. 주로 신앙에 관한 대화였다.

 

 

수녀원 성당에서는 2027년 8월에 열리는 세계청년대회를 위한 나무 십자가가 모셔져 있었다. 1983년에 요한 바오로 2세 교황께서 젊은이들에게 전달한 십자가라고 한다. 이 십자가는 대회가 열리기 전까지 전국의 수도원과 성당을 순회하며 전시한다. 수녀님은 십자가 앞에서 우리 부부의 손을 잡고 기도해 주셨다. 

 

 

신앙심(信仰心), 종교심(宗敎心)을 어떻게 대해야 할지 너무 막막하다. 인간이란 무엇인지,라는 질문이 먼저 앞을 가로막고 나아갈 길을 막는다. 긴 냉담 기간을 거치며 나는 유물론자가 되어 버렸다.

 

지인들이 나이가 들면서 병이 들고 쇠약해지는 모습을 본다. 인간은 짧은 삶을 살며 영원한 것을 희구한다. 그렇게 될 수밖에 없는 존재이리라. 그러다가 어쩌면 현실의 토대를 잃어버리기도 한다. 나를 포함한 인간의 연약함과 가련함에 마음이 아프다.

 

수녀원의 분위기 속에서 문득 젊었을 때 읽었던 앙드레 지드의 <지상의 양식>이 떠오르고 "나타나엘이여"로 시작하는 경구들이 머리를 스쳐갔다. 이것이냐 저것이냐는 아닐 것이다. 둘이 부드럽게 스며들며 섞이는 무언가를 나는 상상하는 것이다.

 

 

수녀님이 묵주를 선물로 주셨다. 기도는 못 하더라도 옆에 가까이 두고 만져보기라도 하라면서. 안타까워하는 마음에 가슴이 찡해졌다. 그래요, 수녀님도 빨리 건강 회복하세요.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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