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장마 속 여수천 본문

전국이 장마 속에 들어 있다. 올해 장마는 조금 늦어서 7월 초순에 시작되었다. 현재까지는 장마가 얌전하게 진행되고 있다. 가끔 천둥 번개가 치면서 비가 쏟아지지만 집중호우는 아니다.
비가 오락가락하는 가운데 잠시 그친 틈을 이용해 여수천에 나갔다. 천 산책로로 진입하는 모든 입구에는 출입금지 푯말과 함께 줄로 가로막아 놓았다. 갑작스러운 폭우에 대비하려는 의도는 알겠지만 너무 획일적인 조치 같다. 무시하고 그냥 내려갔다. 약간의 통쾌함도 느끼면서 텅 빈 산책로를 걸었다.

어쩌다 보이는 사람이 반가웠다. 저 사람도 줄을 넘어 들어왔을 것이다. 인생길에서는 세상을 냉소하면서 서로 낄낄댈 수 있는 비슷한 과가 필요한 법이다.

Y가 말했다.
"우리 나이에 제일 문제는 열정이 사라졌다는 거야. 그걸 어떻게 회복하느냐가 문제라구."
나는 대답했다.
"뭐, 좀 심심하게 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언제까지 열정 타령이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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