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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살이의꿈

즐거운 꿈

샌. 2026. 8. 4. 10:34

정말로 정말로 오랜만에 즐거운 꿈을 꿨다. 따뜻한 봄날이었다. 어린 두 딸을 데리고 야외로 가족 나들이를 나갔다. 차를 타고 가는데 주변 경치가 그림으로 그린 듯 아름다웠다. 파란 하늘에 흰 구름이 점점이 떠 있었다. 비행기 한 대가 천천히 상공을 선회하는데 수십 마리의 새들이 그 뒤를 따랐다. 비행기에 탄 사람들이 창 밖으로 새들에게 먹이를 던져주고 있었다. 배를 타고 가면서 갈매기에게 새우깡을 던져주며 즐거워하는 하늘 버전이었다. 넋을 잃고 하늘 놀이를 구경했다.

 

푸른 초원을 덮은 야생화는 미풍에 흔들리며 반짝였다. 나무에서는 꽃들이 화사하게 피어났다. 자목련이 피어나는 모습은 마치 초고속연사로 촬영한 화면을 보는 것 같았다. 아이들은 너무나 행복한 표정으로 까르르 웃었다. 천국에 와 있는 느낌이었다. 모든 것이 충만하고 행복했다. 

 

그러다가 잠을 깼다. 꿈이 끊어진 것이 아쉽기는 했으나 행복한 여운에 한참을 젖었다. 이런 꿈이 얼마만인가. 그동안 내 꿈은 늘 무언가에 쫓기고 시달리는 것이었다. 제일 자주 꾸는 소재는 학교다. 수업 시간을 잊어버리거나 교실을 찾지 못해 허둥댄다. 교실에 들어가도 가르칠 준비를 하지 않아 횡설수설하면서 진땀만 흘린다. 퇴직한 지 15년이 넘었는데 여전히 괴로운 직장 꿈이다. 꿈 레퍼토리가 몇 개 있으나 하나 같이 조바심치면서 강박에 시달리는 내용이다.

 

꿈은 무의식의 반영이라는데 꿈만 보면 내 속은 엉망진창이고 지저분하다. 스스로 분석하건대 욕구불만이라는 오물로 가득차 있다. 오늘 밤은 또 무슨 꿈으로 시달릴까 두렵기도 하다. 그런 와중에 이런 꿈같은 꿈을 꿨다. 여름밤이 나에게 준 짧은 선물로 행복했다.

 

다른 사람들은 어떤 꿈을 꾸는지 궁금하다. 꿈을 기록하고 분석하는 것이 자신을 이해하는데 도움이 준다는 말이 있다. 그러나 꿈의 해석은 오류를 범할 가능성이 많다. 자의적 해석은 오히려 사실을 왜곡한다. 특히 종교적 의미 부여를 할 때 그런 것 같다. 신의 계시인지 아닌지를 누가 판별하겠는가. 어떤 목사가 자신의 꿈을 분석하고 해석한 글을 본 적이 있다. 꿈에 등장하는 소품들이 모두 종교적 상징물로 되었다. 자신의 바람일 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나 보통 사람도 자신의 꿈에서 대체적인 성향은 파악할 수 있다. 나는 교사로 있으면서 알게 모르게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았다는 사실을 꿈에서 확인한다. 과거 군대 꿈이 그러했듯 무의식에 누적된 트라우마를 벗어나는데 앞으로 얼마나 더 긴 세월이 필요할지 모르겠다. 꿈을 통해 나는 내 정체성이 '그리움'과 '상실감'으로 요약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사막 가운데 오아시스 같은 아름다운 꿈이었다. 꿈 속에서는 동화 같은 세계가 펼쳐졌다. 환상일 망정 꿈에서나마 이런 꿈같은 유토피아에 빠져보는 게 즐거웠다. 누가 알겠는가. 그게 현실이며, 이 삶이 꿈이라고. 깜깜한 두개골 속에 갇힌 뇌가 부리는 요술이 신기하지 않은가. 우리는 무언가에 속고 있는 것 같은 생각이 들기도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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