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 오면 작은 화단에 이름 모를 꽃들이나 심어야지. 그리고선 내 맘대로 순이, 덕이, 점례, 끝순이 같은 이름이나 지어 줘야지. 지친 저녁달이 마른 감나무에 걸터앉아 졸 즈음엔 이름이나 한 번씩 불러 봐야지. 촌스러워, 촌스러워, 고개를 흔들어도 흠, 흠, 모른 척 해야지.
그래놓고 나 혼자만
간절한 꽃말 하나 품어야지
당신 모르게,
당신은 정말 모르게
- 꽃말 하나를 / 이시하
봄은 거저 오는 것이 아니라 나아가 맞는 것이다. 각자 자신만의 꽃말 하나씩을 가지고.... 세상이 험하다고 상춘곡을 부르지 못하랴. 화단에는 노랑나비가 춤을 추게 할 테야. 살랑거리는 봄바람에 취해서 흔들릴거야. 당신 모르게, 당신은 정말 모르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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