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사기[70] 본문

삶의나침반

사기[70]

샌. 2026. 5. 14. 08:48

천하에 흩어져 있는 구문을 망라하여 왕업이 일어난 처음과 끝을 살피고, 흥성하고 쇠망한 것을 살펴보았으며, 사실에 입각하여 논하고 고찰했다. 대략 삼대를 추정하여 기술하고, 진나라와 한나라를 기록하되 위로는 헌원으로부터 시작하여 아래로는 지금에 이르기까지 12 본기를 지었으니 모두 조례로 나누어 기록했다. 그러나 시대를 같이 하는 것도 있고 달리 하는 것도 있어서 연대가 확실치 않으므로 10 표를 만들었다. 또 예악의 증감, 법률과 역법의 개정, 병권, 산천, 귀신, 천인, 시세 변화에 따라 폐해지는 것을 살피고 세상의 변화에 적응해 나가는 내용으로 8 서를 만들었다. 이십팔수는 북극성을 돌고, 서른 개의 바퀴살은 한 개의 바퀴통을 향하여 끝없이 돈다. 보필하는 팔다리 같은 신하들을 이에 비유하여 충신으로서 도를 행하여 군주를 받드는 모습을 30 세가로 지었다. 정의를 따르고 재능이 뛰어나서 스스로 시기를 놓치지 않고 천하에 공명을 세운 사람들에 대해서는 70 열전을 지었다. 무릇 130편에 52만 6500자이니 <태사공서(太史公書)>라 한다. 개략적인 것을 '자서'로 지어 본문에 빠진 부분을 보충하여 일가의 말을 이루었다. 육경에 대한 서로 다른 견해들을 정리하고 백가의 잡다한 학설을 정리했다. 정본은 명산에 깊이 간직하고 부본은 수도에 두어 후세 성인군자들의 열람을 기다린다. '태사공 자서' 제70을 지었다.

태사공을 말한다.

"나는 황제로부터 역사를 서술하여 태초에 이르러 마치니 130편이다."

 

- 사기 70, 태사공자서(太史公自序) 

 

 

<사기>의 끝은 사마천 스스로가 자신을 소개하며 이 거대한 역사서를 쓰게 된 연유를 설명하는 내용이다. 머리말에 해당하나 책 맨 마지막에 실려 있다. 여기서는 유가나 도가를 비롯한 여러 사상의 소개, 사마천의 가계, 자신의 생애와 <사기>를 쓰게 된 동기, <사기> 전편의 해제가 실려 있다. 사마천의 역사관, 인생관이 고스란히 정리되어 있다.

 

우리 민족도 기록을 중시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이라는 사서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왕조 중심으로 국한된 게 아쉽다. 중국을 숭상했던 과거에 <사기>를 흉내내려는 시도나마 없었을까, 궁금하다. 2천 년도 더 전에 독특한 스타일의 <사기>를 편찬한 사마천이란 인물의 위대함이 새삼 부각된다. 견딜 수 없는 수모와 고난을 이겨내고 이 작업을 완수했다는데 더 큰 의미가 있다고 본다.

 

이로써 <사기> 중에서 '열전' 읽기를 마친다. 느릿느릿 읽기라 거의 3년이 걸렸다. 나머지 부분은 뒷날로 미루겠는데 언제 펼쳐볼지는 자신이 없다. 다음 느릿느릿 읽기는 <채근담>으로 할까 한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근담[2]  (0) 2026.06.03
채근담[1]  (0) 2026.05.26
사기[69]  (0) 2026.05.01
사기[68]  (0) 2026.04.21
사기[67]  (0) 2026.03.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