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읽는기쁨

새와 산 / 이오덕

샌. 2010. 1. 8. 08:39

새 한 마리

하늘을 간다.

 

저쪽 산이

어서 오라고

부른다.

 

어머니 품에 안기려는

아기같이,

 

좋아서 어쩔 줄 모르고

날아가는구나!

 

- 새와 산 / 이오덕

 

사랑방에 장작으로 군불을 넣고 뜨끈한 아랫목에 누워 책을 본다. 졸리면 자고, 배 고프면 밥 차려먹고, 한없이 빈둥거리며 지낸다. 밖에는 찬 바람 소리 마른 나뭇가지를 울리며 지나갈 뿐 시골의 겨울은 인적 그쳐 적막하다. 폭설이라도 내려 길마저 끊어진다면 더욱 반길 일이다. 방학에 들기 전 이런 계획을 말했더니 모두들 부러워했다. 오늘 고향에 내려간다. 한 마리 새가 되어 넓고 따스한 고향의 품을 찾아간다. 지난 추석 이후에 허리 핑계를 대며 발걸음을 못한 터라 더욱 반갑다. 한 번 내려왔다가라는 어머니의 목소리에도 기다림이 묻어 있었다. 한 일주일 원없이 게으름을 부려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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