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모스 씨를 받다
잠실 쪽 한강 둔치에는 긴 코스모스 길이 있다. 두 달 가까이 아름다운 꽃을 피어 주어서 산책을 하거나 운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가을의 정취를 느끼게 해 주었다. 그러나 지금은 잎도 시들고, 꽃들도 대부분 지고 그 자리에는 까만 씨가 맺혔다. 퇴근하면서 며칠동안 이 씨를 받았다. 날카로운 끝 부분에 찔리기도 하고, 손가락에서는 코스모스 냄새가 배어 버렸다. 내년 봄에는 내 시골 터에다 코스모스 씨를 뿌릴 계획이다. 집과 마당이 코스모스로 둘러싸여 있는 모양을 그려보면 즐겁다. 욕심이라면 동네 길도 코스모스 길을 만들고 싶다. 온 동네가 코스모스 꽃밭인 시골 마을, 이것 역시 생각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친구들은 씨를 맺고 벌써 땅에 떨어져 내년을 약속하고 있는데, 어떤 친구는 이제야 꽃잎을 활짝 피우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