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꽃은 피었는데 제비는 오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제비를 못 본지가 몇 년이 된 것 같다. 옛날이었으면 아마 지금쯤 강남에서 찾아온 제비들이 논밭 위를 날렵하게 날아다니고 마당의 빨래줄 위에 앉아 고개를 갸웃거리며 지지배배 지저귀는 소리가 시작될 때이다. 시골에서 자란 중년의 연배라면 제비에 대한 기억이 선명하게 남아있을 것이다. 사실 제비는 참새나 까치보다도 더 우리와 친근한 새였다. 그것은 사람과 동거하는 습성 때문인지 모른다. 아니면 흥부전을 통해서 은혜 갚는 새로 우리 머리에 새겨져 있기 때문일 수도 있다. 제비는 시골 초가집의 서까래와 벽 사이에 집을 지었다. 대부분의 새들이 사람을 두려워하건만 제비는 사람 집에 일부러 찾아들어 온다. 그런데 하필 집 짓는 곳이 사람들이 들고나는 문 위일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