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그리움 / 이영도 본문
생각을 멀리하면
잊을 수도 있다는데
고된 살음에
잊었는가 하다가도
가다가
월컥 한 가슴
밀고 드는 그리움
- 그리움 / 이영도
이영도와 유치환 시인의 애절한 그리움을 배경으로 이 시조를 읊으면 가슴이 아려온다. 그리움을 노래한 것 중에 이만한 절창이 또 있을까. '삶' 대신에 '살음', '왈칵' 대신에 '월컥', '밀려오는' 대신에 '밀고 드는'이라는 시어를 선택한 감각이 특별나다. 그로 인해 감지되는 시인의 그리운 마음에 나는 아득해진다. 유치환 시인의 강렬한 '그리움' 역시 그녀를 향한 게 아니었을까.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파도야 어쩌란 말이야
임은 뭍같이 까딱 않는데
파도야 어쩌란 말이냐
날 어쩌란 말이냐
서로 만나지는 못하면서 5천 통이 넘는 편지를 보냈다는 무슨 이런 연분이 있을까. 20년 넘게 지속된 이런 간절한 그리움이라면 모든 것을 녹이고도 남았을 것 같은데, 아니면 단지 자신 속 그리움을 그리워한 것이었을까. 그 시대로 돌아간다면 내 미력이나마 보태 둘을 맺어주고 싶다. 참으로 경외스러운 그리움이며 사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