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 산. 바. 라. 기.

채근담(9) 본문

삶의나침반

채근담(9)

샌. 2026. 8. 7. 09:33

깨끗하면 용서하고 넉넉하면 잘라내고

밝으면 살피고 곧으면 따진다.

꿀이 달지 않고 바닷물이 짜지 않다는 말이

바로 이것이다.

덕이란 이것이다.

 

淸能有容 仁能善斷 明不傷察 直不過矯 是謂 蜜餞不甛 海味不鹹 纔是懿德

 

- 채근담 9

 

 

<도덕경> 4장에 이런 구절이 나온다.

"挫其銳 解其紛 和其光 同其塵(날카로운 것을 무디게 하고 얽힌 것을 풀어주고 빛을 부드럽게 하고 티끌과 하나가 된다)"

자신의 빛을 드러내지 않고 세상 속으로 스며들어 함께 살아가는 삶의 태도다. 여기 <채근담>에서 말하는 덕과 상통한다. 화광동진(和光同塵)이 되자면 우선 자신이 우뚝 서야 한다. 내면이 단단해야 남과 비교하지 않고 자신을 통제할 수 있다. 화이부동(和而不同)의 정신과 통한다.

 

'꿀이 달지 않고 바닷물이 짜지 않다'라는 번역은 오해하기 쉽다. 꿀로 잰 음식이 달지 않고 바다에서 난 해산물이 짜지 않다고 이해해야 한다. 꿀이나 소금이 음식에 스며들면 조화로운 맛을 낸다. 섞이지 않은 채 달고 짠맛만 고집한다면 어찌 되겠는가.

 

세상과 어우러져 얼렁뚱땅 살아가라는 말이 아니다. 그러므로 아무래도 강조점은 앞에 놓여야겠다. 내가 깨끗하고, 넉넉하고, 밝고, 곧은 게 우선이다. 그 뒤에 화(和)가 있다. 이런 걸 중용(中庸)의 태도라 하는 걸까. 어설프게 흉내를 내기보다 먼저 나를 단단하게 닦는 게 나의 일이 되어야 한다.

 

'삶의나침반' 카테고리의 다른 글

채근담[10]  (0) 2026.08.14
채근담[8]  (0) 2026.07.31
채근담[7]  (0) 2026.07.20
채근담[6]  (0) 2026.07.14
채근담[5]  (0) 2026.07.0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