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예장동 남산 자락에 두 그루의 고목이 나란히 서 있다. 은행나무와 느티나무다. 이곳은 일제 시대 때 통감 관저가 있던 장소다. 1910년 8월 22일 3대 통감 데라우치와 이완용이 강제 병합 조약을 조인한 경술국치의 현장이다. 두 나무는 우리의 부끄러웠던 그때의 모습을 생생히 지켜보고 있었을 터이다.
두 나무는 수령이 약 400년 정도 되었다. 약 100년 전에 찍은 사진에도 두 나무는 지금과 비슷한 모양으로 나온다. 나무 사이를 지나는 도로도 똑 같지만 통감 관저는 사라지고 그 자리는 아픈 역사를 잊지 말자는 기억의 터로 조성되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