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먼. 산. 바. 라. 기.
베란다에 버려진 화분이 있다. 산에서 가져온 흙을 담아두고 있는데 2월이면 연초록 잎이 나기 시작하고 이내 꽃을 피운다. 별꽃이다. 올해도 일찍 새 잎이 나는가 했더니 어느덧 환하게 꽃을 피웠다. 베란다에 나갔다가 우연히 발견해서 더욱 기뻤다. 비록 베란다에서지만 올해 만난 첫 꽃이다. 잡초 취급을 받는 별꽃이지만 이름만은 예쁘다. 우리 집에 찾아온 별이니 더욱 귀하지 아니한가. 그동안 널 거들떠보지 않아 미안하구나. 이렇듯 꽃이라도 피워야 눈길 한 번 더 주며 소중한 줄 안다. 그게 인간의 마음인 걸 어쩌랴. 천덕꾸러기 취급을 받아도 괘념치 않고 밝게 웃는 네가 고맙다. 모든 생명은 거룩하다는 사실을 널 보며 다시금 되새긴다. 동시에 생명의 씨가 품은 지극한 정성 앞에서 경건해지지 않을 수 없다. 고마..
낮 기온이 15도까지 올라가며 따스해졌다. 봄의 척후병이 가까이에 접근해서 어딘가에 잠복해 있는 것 같다. 겨울 동안 얇아서 입지 않은 패딩이 무겁게 느껴진다. 도서관에 다녀오면서 들러본 동네 공원의 양지바른 곳에 돋아난 초록 잎이 반짝인다. 봄이 다가오고 있다고 수런거리는 초목들의 속삭임이 들리는 것 같다. 공원 운동장에서 축구를 하는 아이들도 반소매 차림이다. 계절 변화는 이렇듯 양자 도약하듯 일어난다. 아직 공원 산책로를 다니는 사람은 드문드문하다. 뭐든 깨어나는 데는 시간이 필요한 법이니까. 사람보다는 식물이 기온 변화를 훨씬 예민하게 느낄 것이 분명하다. 눈에 보이지는 않아도 나무 줄기 안이나 흙 속에서는 새 움이 싹틀 준비를 마쳤을지 모른다. 새싹 역시 어느 순간 여리며 귀여운 모습을 드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