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나침반 803

TAO[53]

내면의 빛으로 바라본다면 타오의 길이 평평하고 넓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이것을 안다면 당신은 골목길로 가지 않을 거에요. 많은 사람들은 울퉁불퉁하고 좁은 길을 좋아하지만 거기에는 서로를 누르고 다른 사람 위에 서려는 경쟁만이 있을 뿐이랍니다. 경쟁에서 이긴 자들은 정치와 경제를 지배하지만 결국 자신의 몸치장에만 힘쓰고 거대한 빌딩만을 세우고 쓸데없는 무기만 만들지요. 오직 먹고 마시는 일을 위해 재물만 쌓아 올릴 뿐이랍니다. 이러한 모습은 다름 아닌 도둑의 모습이지요. 저 커다란 타오의 모습과는 전혀 다르답니다. 언제나 변함없는 진리는 이렇게 살아가는 사람들은 결코 행복하지 않다는 것이랍니다. 使我介然有知, 行於大道, 唯施是畏, 大道甚夷, 而民好徑, 朝甚除, 田甚蕪, 倉甚虛, 服文綵, 帶利劍, 厭飮食..

삶의나침반 2006.10.19

TAO[52]

어머니는 우리를 낳아 기르시고, 타오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낳아 기르니, 타오는 이 세상 모든 것의 어머니. 그러니 타오는 우리의 어머니랍니다. 우리는 모두 타오라는 어머니의 자식들이지요. 우리가 타오의 자식임을 알아야 비로소 타오의 높고 큰 사랑을 알 수 있답니다. 마치 자식이 부모의 사랑을 느낄 수 있듯이. 그리고 그런 참사랑을 느낀다면 우리는 어머니의 따뜻한 품속에 안길 수 있답니다. 우리는 자라면서 눈과 코와 귀와 입을 빌려 세상을 배웁니다. 그러면서 몸도 마음도 점점 지쳐 가지요. 그럴 때 문득 생각나는 사람, 어머니. 어머니의 품속으로 돌아가세요. 그러면 몸도 마음도 편안해진답니다. 사노라면 눈과 코와 귀와 입을 빌려 지식의 조각들을 주워 담는 시간도 필요하겠지요. 그 의식의 조각 그 조각들로..

삶의나침반 2006.10.16

TAO[51]

타오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낳습니다. 타오가 낳은 만물을 옴직이게 하는 힘, 그 힘을 덕이라 부릅니다. 타오가 낳은 것을 덕이 기르는 것이지요. 기르고 키워서 모양을 만들고 존재할 수 있는 토양도 가꾸어 주지요. 그러기에 우리는 타오를 존경하고 덕을 소중히 여겨야 한답니다. 우리가 타오를 그의 덕을 존경함은 타오가 그의 덕이 우리에게 억지로 시키지 않기 때문이지요. 저절로 태어나서 그 본래의 힘을 심어 주기 때문이지요. 타오와 그의 덕은 법률이나 사회 도덕이 아닌, 마음 속에 흐르는 힘이랍니다. 그러니 타오는 이 세상 모든 것을 낳고, 기르다 마침내 그 열매가 맺히고 땅에 떨어지면 조용히 묻어 준답니다. 타오는 낳았으나 가지려 하지 않고 길렀으나 기대려 하지 않는답니다. 사람들 위에 있으나 지배하여 맘대..

삶의나침반 2006.09.30

TAO[50]

사람은 태어나서 살아가고 죽어서 떠나갑니다. 30살까지는 젊고 건강해서 삶과 친구가 되고 60살 넘어 30년 동안은 늙고 병들어 죽음과 친구가 되어 간답니다. 그 둘 사이, 30살부터 60살까지는 삶과 친구가 되었다, 죽음과 친구가 되었다 왔다 갔다 갈팡질팡한답니다. 왜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은 죽음과 친구가 되어 갈까요? 지나치게 삶에 집착하기 때문이 아닐까요? 삶과 죽음이 같은 길에 있음을 알아 삶과 죽음, 모두에게 너그러운 사람은 여행을 가도 결코 맹수가 날뛰는 곳은 가지 않는다지요. 군대에 가도 결코 무기를 들어야 하는 곳에는 가지 않는다지요. 그러니 그 사람의 인생은 호랑이의 발톱과 마주치지 않으며 서슬 퍼런 칼날과 마주치지도 않는답니다. 그건 다 삶을 소중히 여기기 때문이지요. 자신의 삶을 소..

삶의나침반 2006.09.25

TAO[49]

마음을 비운 사람, 이 세상에 정해진 것은 아무 것도 없다고 믿는 사람. 그런 사람이 리더가 되면 이 사람의 생각도 저 사람의 느낌도 모두 받아들인답니다. 타오와 함께 하는 리더가 말합니다. "좋은 것은 좋아서 좋고, 나쁜 것은 나빠서 좋습니다. 그것이 타오의 참된 좋음이지요. 정직한 사람은 정직해서 믿음직하고, 정직하지 못한 사람은 정직하지 못해서 믿음직합니다. 그것이 타오의 참된 믿음이지요." 이렇게 말하는 타오와 함께 하는 리더의 몸은 세상에 있지만 세상에 없으며, 그의 마음은 세상에 없지만 세상을 향해 열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눈과 귀와 입을 총동원해서 제 자랑을 늘어놓지만 타오와 함께 하는 리더는 어린아이와 같이 미소 지을 뿐이랍니다. 聖人無常心, 以百姓心爲心. 善者吾善之, 不善者吾亦善之, 德善..

삶의나침반 2006.09.14

TAO[48]

누구나 처음에는 무언가를 얻기 위해 지식을 하나하나 쌓아 갑니다. 하지만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모든 것을 비우기 위해 쌓아 놓은 것을 하나하나 놓아 버립니다. 비우고 또 비우다 텅텅 비워지면 참된 자유를 맛보게 되지요. 그것을 무위라 부릅니다. 그것은 지식을 자신의 것으로 소화시킨 사람이 이 세상 모든 것과 자연스러운 조화를 이루는 상태, 조화를 이룬 다음에는 마음의 리듬에 몸을 맡기고 조용히 지켜보는 행동을 이릅니다. 정말로 천하를 다스릴 자는 무위의 사람. 무위를 모르는 자, 명령만 내리는 자, 천하를 다스릴 그릇이 못 되지요. 爲學日益, 爲道日損. 損之又損, 以至於無爲. 無爲而無不爲. 取天下, 常以無事. 及其有事, 不足以取天下. 비우고 버리기는 무위에 이르는 길이다. 또한 세상의 모든 가르침의 ..

삶의나침반 2006.09.07

TAO[47]

타오의 길은 온 세상으로 뻗어 있지요. 하지만 온 세상 돌아다니며 일일이 찾아 헤매지 않네요. 인터넷 창문을 아무리 들여다봐도 알지 못하는 것이 더 많지요. 물어물어 가까이 가면 갈수록 점점 더 멀어지고 정보를 모으면 모을수록 점점 더 멍청해지지요. 하지만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문 밖에 나가지 않아도 온 세상과 만날 수 있지요. 여기저기 기웃기웃하지 않아도 훤히 꿰뚫고 있지요. 두리번두리번 돌아다니지 않아도 온 세상을 훤히 보고 있지요. 그러니 억지로 하지 않아도 모든 것을 이루어 가네요 - 당신의 마음 속에서 不出戶, 知天下, 不窺유, 見天道. 其出彌遠, 其知彌少. 是以聖人, 不行而知, 不見而名, 不爲而成. 여행을다녀온 사람들로부터어디를 가든 사람 사는 모습은 똑 같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멀리 낯..

삶의나침반 2006.08.30

TAO[46]

세상이 타오의 가르침을 가까이할 때는 전쟁에쓰는 군마조차 밭에 거름을 주어 땅을 비옥하게 만든답니다. 세상이 타오의 가르침을 멀리할 때는 새끼 밴 말조차 전쟁터에 끌려가 머나먼 변방에서 망아지를 낳는답니다. 세상은 하나인데 이렇게 천국 같은 세상, 지옥 같은 세상이 왜 생기는 걸까요? 모두 사람이나 나라나 만족할 줄 모르고 다 많이 갖고 싶어 하는 욕심 때문이지요. 그러니까 이 세상에서 가장 큰 죄는 탐욕이지요. 이 세상에서 가장 큰 허물은 남의 것을 빼앗으려는 욕심이지요. 지금 가진 것만으로도 충분하다는 걸 아는 사람 그 사람만이 지금의 행복을 누릴 수 있지요. 그렇다고 지금 가지고 있는 것을 다 버리라는 얘기는 아니랍니다. 그저 어느 선에서 만족할 줄 알아야, 그칠 줄 알아야 그곳이 천국이 된다는 그..

삶의나침반 2006.08.25

TAO[45]

타오는 크게, 더 크게 돌아갑니다. 그러니 느릿느릿 굼벵이 같지요. 하지만 아무리 돌고 돌아도 지칠 줄 모른답니다. 타오는 텅 빈 우물 같아요. 하지만 아무리 퍼내고 퍼내도 마를 줄 모른답니다. 타오는 물이 바다로 흘러가듯이 굽이굽이 흘러 제 집을 찾아간답니다. 그리고 그 커다란 움직임은 너무 커서 모자라게, 서투르게 보인답니다. 타오와 함께하는 사람은 불평불만 늘어놓으며 말싸움하지 않으니까 어눌하게 보인답니다. 그래요, 헐레벌떡 뛰어다니면 추위는 이길 수 있겠지만, 화끈화끈 달아오른 마음을 진정시킬 수 있는 것은 움직임 없는 고요함뿐이랍니다. 잔잔한 고요함만이 세상의 폭풍우를 잠재울 수 있답니다. 大成若缺, 其用不弊. 大盈若沖, 其用不窮. 大直若屈, 大巧若拙, 大辯若訥. 躁勝寒, 靜勝熱, 淸靜爲天下正...

삶의나침반 2006.08.21

TAO[44]

당신은 돈이나 지위가 소중하다고 생각하세요, 아니면 건강이 더 소중하다고 생각하세요? 돈이나 지위보다 건강이 더 소중하다고 대답한 당신, 하지만 정작 오늘 하루도 당신은 돈이나 지위를 얻기 위해 당신의 몸을 혹사시키지 않았나요? 아니, 무엇을 얻는 게 이득이고 무엇을 잃는 게 손해인지 한번이라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은 있나요? 돈을 쌓아 두면 좀더 큰 것을 잃게 된대요. 지위에 집착하면 좀더 소중한 것을 잃게 된대요. 그렇다면 무엇이 더 크고 소중한 것일까요? 건강하게 오래오래 살기 위해서 지금 당신에게 가장 필요한 것을 무엇일까요?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이 '마음의 평화'라고 귀띔해 주네요. 마음의 평화를 얻기 위해서는 지금 자신이 갖고 있는 것에 만족해야 한다고. 남에게 요구하지 않으며 '그래 이거..

삶의나침반 2006.08.04

TAO[43]

언뜻 보기에는 단단하고 강한 것이 이 세상을 지배하고 있는 것처럼 보일지도 몰라요. 하지만 이 세상 가장 부드러운 것이 이 세상 가장 단단한 것을 부수고 깨뜨려 조각조각 만들어 버린답니다. 공기나 물과 같이, 타오는 한 치의 빈틈도 보이지 않는 단단한 곳에 깊숙이 스며 들어가 어느새 그것을 조각조각 깨뜨려 버린답니다. 제대로 하는 일이 없어 보이지만, 사실은 커다란 도움을 주고 있답니다. 그래요, 눈에 보이지 않는 조용한 움직임은 티 나지 않게 그렇게 우리를 도와주고 있답니다. 이렇게 세상 사람들 모르게 하니까 더 대단하고 더 존경할만 하지요. 天下之至柔, 馳騁天下之至堅, 無有入無間. 吾是以知無爲之有益. 不言之敎, 無爲之益, 天下希及之. 흔해 빠져 아무 값어치 없어 보이는 공기나 물만큼 소중한 것도 없다..

삶의나침반 2006.07.30

TAO[42]

타오의 시작은 카오스였습니다. 그것을 하나라고 하세요. 그 하나에서 음(陰)과 양(陽)이 태어났답니다. 그것을 둘이라고 하세요. 그 둘 사이에서 이 세상 모든 만물, 셋이 태어났답니다. 이 세상 모든 것은 음을 등에 지고, 양을 가슴에 품고 있으니 음과 양이 곱게 섞이면 큰 조화를 이룬답니다. 사람들은 누구나 고아나 미망인의 삶을 원하지 않아요. 하지만 훌륭한 임금이 스스로를 낮추어 부모 잃은 고아, 남편 잃은 여인네라고 불렀듯이 지위가 높은 사람, 많이 가진 사람이 자신을 낮추어 겸손해지면 거기에 하나의 조화가 이루어진답니다. 그래요. 낮추면 높아지고 높이면 낮아지지요. 버리고자 마음을 비울 때 오히려 얻을 수 있답니다. 얻고자 욕심을 낼 때는 오히려 잃게 된답니다. 예로부터 이런 진리를 가르쳐 주는 ..

삶의나침반 2006.07.30

TAO[41]

참 재미있게도 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의 반응은 각양각색이랍니다. '타오는 정말 대단한 거구나' 타오를 타오 자체로 받아들이는 사람. '글쎄, 뭔가 있긴 있는 것 같은데.....' 타오의 존재를 반신반의하는 사람. '쳇, 있긴 뭐가 있다는 거야. 있으면 나와 보라고 해' 타오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 당신은 어떤가요? 만약 당신이 타오의 존재를 부정하는 사람이라면 나는 당신이 고마울 따름이예요. 타오의 존재를 부정하며 비웃는 당신 같은 사람이 있기에 타오는 진정한 타오가 될 수 있으니까요. 진짜 타오는 거꾸로 보인답니다. 그것은 밝지만 어둡게 보이고 앞으로 나아가지만 뒤로 물러나는 듯하며 평탄한 아스팔트지만 울퉁불퉁 산길로 보이고 고귀하지만 천박해 보이며 순결하지만 불결해 보이고 소중한 힘이지만 하찮아 ..

삶의나침반 2006.07.20

TAO[40]

타오의 중심에 있는 근본 원리는 바로 Returning입니다. re-turn 즉 되돌아감. 달리 표현하자면 '되돌리다', '돌아오다', '돌다'와 같은 단어로 대신할 수 있는 움직임을 말합니다. 그 움직임은 크게 돌아갑니다. 그리고 그 움직임은 천천히 돌아갑니다. 마치 물과 같이 부드럽게. 타오가 돌고 돌아 돌아가는 곳은 이름 없는 세계. 이름 없는 세계로, '없음'의 세계로 돌아갑니다. 그러니까 지금의 '있음'은 모두 이름 없는 세계로 돌아가는 것이지요. 그리고 그것은 다시 이름 있는 세계로, '있음'으로 돌아옵니다. 그러니까 '없음'은 '있음'으로 '있음'은 '없음'으로 돌고 도는 것이지요. 그래서 타오의 움직임을 크다고, 깊다고 한답니다. 反者, 道之動. 弱者, 道之用. 天下萬物生於有, 有生於無. ..

삶의나침반 2006.07.14

TAO[39]

하나는 숫자 중에 가장 작은 숫자지요. 하지만 하나는 모든 수의 시작이며, 모든 수의 바탕이랍니다. 타오는 모든 것을 낳아 기르는 힘. 타오에서 하나를 받은 하늘은 맑고 맑은 푸른 하늘이 되었답니다. 하늘에서 하나를 받은 땅은 넓고 넓은 대지가 되었답니다. 대지에서 하나를 받은 신은 순수 그 자체, 골짜기에는 물이 넘쳐흐르고 그곳에 사는 모든 것은 생명력으로 충만했답니다. 임금은 임금답게 백성은 백성답게 하나의 길을 걸어갔답니다. 그런데 차츰차츰 욕망의 문명이 몰려들기 시작하면서 타오의 하나를 멀리하기 시작하면서 사람들은 불안에 떨기 시작했습니다. 하나를 잃은, 맑고 맑은 푸른 하늘은 점점 시꺼멓게 되었답니다. 이러다 하늘이 무너지면 어쩌죠? 넓고 넓은 대지는 점점 황폐해졌답니다. 이러다 땅이 갈라지면 ..

삶의나침반 2006.07.10

TAO[38]

덕(德)이라고 함은 변화무쌍한 타오의 에너지가 이 세상에서 빛을 발하는 힘(power)을 말합니다. 타오의 힘, 덕과 맺어진 사람은 지금, 여기에 존재하는 자신만 바라본답니다. 다른 데 한눈팔지 않으니 내면의 에너지가 가장 환한 빛을 발할 수 있지요. 가장 빛나는 힘, 이것이 가장 밝은 덕이지요. 하지만 세상의 도덕가들은 덕을 의식하며 자신이 아닌, 덕만 바라보니 에너지가 부드럽게 흐르지 못한답니다. 에너지가 부드럽게 흐르지 못하니 제대로 빛을 발할 수 없지요. 이것은 가장 어두운 덕이지요. 하루하루의 생활도 마찬가지랍니다. 억지로, 의식적으로 행동하는 사람은 에너지가 제대로 빛을 발하지 못한답니다. 타오의 힘을 믿고 억지로 하지 않는 사람은 자신도 모르는 사이 큰 힘을 얻어 그것이 삶의 희망으로 이어집..

삶의나침반 2006.06.30

TAO[37]

타오는 억지로 하지 않으면서도 언제나 모든 것을 새롭게 바꿔 주지요. 그리고 그 새로움은 저절로 균형을 잡아 가지요. 그러니 굳이 사람들에게 억지로 할 필요가 없답니다. 마찬가지로 타오와 함께 하는 리더가 타오의 움직임에 모든 것을 맡긴다면 아랫사람들에게는 절로 평화가 찾아온답니다. 왜냐하면 사람들에게 달라붙은 욕망의 덫을 쓸데없이 헤집지 않는다면 사람들은 스스로 덫에서 빠져나와 소박한 삶을 누리게 될 테니까요. 道常無爲而無不爲. 侯王若能守之, 萬物將自化, 化而欲作, 吾將鎭之以無名之樸. 無名之樸, 夫亦將無欲, 不欲以靜, 天下將自定. 노자는 천성에 대한 낙관주의자이다. "그대로 두어라!" - 이 말은 천도(天道)에 대한 믿음이 없으면 쉽게 할 수 있는 말이 아니다. 가까이는 가정에서 내 자식들에게 하는 간..

삶의나침반 2006.06.23

TAO[36]

타오는 움직입니다. 아주 신비롭게 움직이지요. 하지만 찬찬히 들여다보면 그 신비로움 속에서 이 세상 돌아가는 명쾌한 해답을 찾을 수 있답니다. 날뛰는 것은 더 날뛰게 하세요. 그럼 기어갈 테니. 강한 권력에는 더 강한 힘을 쥐어 주세요. 그럼 약해질 테니. 퍼지고 있는 것은 더 퍼지게 놓아두세요. 그럼 수그러들 테니. 그러니 만약 갖고 싶은 게 있다면 먼저 많이 주어야 하지요. 부드러움이 딱딱함을 녹인다는 진리, 약함이 강함을 누른다는 진리, 그것은 모두 타오의 신비로운 움직임 때문이지요. 아름답지만 눈부시지 않은 부드러움 때문이지요. 아름다운 물고기가 깊은 연못을 떠나 살 수 없듯이 눈부시도록 서슬 퍼런 칼날은 칼집을 떠나면 금새 무디어진답니다. 그러니 제발 눈부신 칼은 제자리에 넣어 두세요. 아름답지..

삶의나침반 2006.06.15

TAO[35]

삶에 지칠 때 타오를 가슴에 품고 여행을 떠나 보세요. 어딜 가더라도 마음이 편안하고 따뜻할 거예요. 기나긴 인생길을 걷노라면 아름다운 음악도, 맛있는 음식도 즐겨야겠지요. 하지만 인생길이 한없이 힘들게만 느껴질 때는 타오를 가슴에 품어 보세요. 비록 그것이 너무 담백해서 맛이 나지 않더라도 너무 은은해서 소리가 들리지 않더라도 당신이 원한다면 마음의 비타민이 되어 줄 거예요. 기꺼이 그리고 영원히 당신의 힘이 되어 줄 거예요. 執大象, 天下往, 往而不害, 安平太. 樂與餌, 過客止, 道之出口, 淡乎其無味, 視之不足見, 聽之不足聞, 用之不足旣. 우리 마음 속에는 보물이 숨어있다. 그러나 그 보물은 눈에 보이지도, 소리가 들리지도 않는다. 많은 사람들은 자신 속에 들어있는 보물의 존재를 모르고 있다. 너와 ..

삶의나침반 2006.06.07

TAO[34]

커다란 타오의 몸짓은 물과 닮았답니다. 물은 이리저리 흘러 흘러 가다 가다 온갖 것을 낳아 기르지만, 물은 '내가 낳았으니 내가 길렀으니 내가 어미요' 하고 소리치지 않는답니다. 그것이 바로 타오의 몸짓이랍니다. 모든 것을 낳아 기르지만, 타오는 '내가 낳았으니 내가 길렀으니 내가 어미요' 하고 소리치지 않는답니다. 타오는 모든 것을 이루지만 '타오, 내가 했소이다' 하며 제 이름을 드러내지 않는답니다. 그렇게 드러내지 않으니 아무도 타오를 모르지요. 하지만 그것이 바로 타오의 큰 몸짓이랍니다. 모든 것을 이루고도 이루었다고 하지 않으니 그것이 바로, 아무 것도 이룬 것 없으면서 다 이루었다고 떠벌리는 우리와 다른 위대한 몸짓이 아닐까요? 大道氾兮, 其可左右. 萬物恃之而生而不辭, 功成不名有. 衣養萬物而不..

삶의나침반 2006.06.05

TAO[33]

세상의 지식만이 앎이 아니랍니다. 남을 알고 사회를 아는 것이 어둠에서 벗어나기 시작한 희미한 앎이라면, 나를 아는 것은 어둠에서 완전히 벗어난 밝은 앎이랍니다. 남을 이기려면 강함이 필요하지만 나를 이기려면 부드러움이 필요하답니다. 얼치기 부자는 세상의 부를 잡으려 하지만 진짜 부자는 자신의 마음을 잡으려 한답니다. 있는 그대로의 자신의 모습에 만족할 줄 아는 마음을. 그런 족함을 알 때, 당신의 마음은 타오의 에너지로 충만해지고 당신의 육체는 죽어도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의 마음 속에 있는 타오의 에너지는 영원으로 이어지니까요. 知人者智, 自知者明. 勝人者有力, 自勝者强. 知足者富, 强行者有志. 不失其所者久, 死而不亡者壽. 대부분의 철학이나 종교의 가르침은 '자신을 아는 것'[自知]과 '넉넉함을 아..

삶의나침반 2006.05.26

TAO[32]

타오의 세계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그 세계에 굳이 이름 붙이라면 '영원한 에너지가 샘솟는 세계'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의 마음에는 이름이 없습니다. 그 마음에 굳이 이름 붙이라면 '나뉨 없는 하나 된 마음' 만약 리더가 '나뉨 없는 하나 된 마음'을 품고 있다면 그가 침묵해도 사람들은 한마음으로 그를 따르겠지요. 땅과 하나 된 하늘은 촉촉이 단비를 뿌려 주겠지요. 누구에게나 똑같이 뿌려 주겠지요. 하지만 사람들은, 이름 없는 타오의 세계를 모르는 사람들은 이름으로 세계를 나누기 시작했답니다. 모든 것을 쪼개고 또 쪼개서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지요. 하나가 둘이 되니까 한마음이 두 마음이 되고, 두 마음은 서로 많이 가지려고 다투기 시작했지요. 두 마음은 두근두근 언제나 불안하네요. 잠깐만요, 한마음으로 돌..

삶의나침반 2006.05.23

TAO[31]

모든 무기는 흉기라는 사실 잊고 사는 요즘 사람들, 참 무서워요. 하지만 모든 무기는 흉기, 흉기는 사람 죽일 때 쓰는 도구지요. 그러니 멀리해야 마땅하지요.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무기를 쓰지 않아요. 물론 어쩔 수 없이 정말 부득이하게 사용해야 할 때도 있겠지요. 강도가 들어와서 칼을 들이밀 때, 그럴 때는 정말 어쩔 수 없을 거예요. 대항하지 않으면 내가 죽으니까요. 하지만 그럴 때라도 최소한 정말 최소한으로 그저 내 한 목숨 구했으면 그것으로 그칠 줄 알아야 하지요. 싸움에 이겼다고 해서 뭐 잔치라도 난 것처럼 좋아해서는 안 된답니다. 그건 살아남은 자의 도리가 아니니까요. 사람 죽이고 좋아하는 사람이 과연 정상적인 생각을 가진 사람일까요? 그런 사람이 나라를 다스리면 그 나라는 십중팔구 망할 ..

삶의나침반 2006.05.16

TAO[30]

사람들은 정치나 경영이나 어깨에 잔뜩 힘주고 힘껏 밀어붙이는 것이 제일이라 여깁니다. 하지만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우리에게 이렇게 충고하네요. "강한 힘으로 억누르는 자, 그 힘에 죽음을 당할 것이며, 전쟁이 할퀴고 간 자리, 가시덤불만 하늘을 찌르리라. 그래도 그래도 싸워야 한다면 누군가 총칼을 들이밀 때, 나 살아야 할 때만 해야 하느니라." 그러니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힘자랑하지 않는답니다. 싸움에 이겼다고 해서 좋아하며 떠벌리지도 않는답니다. 어쩔 수 없을 때 정말 어쩔 수 없을 때 하는 게 싸움이니까요. 그리고 그저 내 한 목숨 구했으면 그것으로 그칠 줄 알아야 하니까요. 정말로, 폭력과 무력으로 얻은 것은 오래가지 못한답니다. 以道佐人主者, 不以兵强天下. 其事好還. 師之所處, 荊棘生焉,..

삶의나침반 2006.05.11

TAO[29]

'나'를 경영하거나 '나라'를 경영하거나 매한가지랍니다. 하늘이 내려준 몫을 내 마음대로 흔들면 실패하기 쉽지요. 나라님 마음대로 흔들면 망하기 쉽지요. 지나치게 이기려고만 한다면 질 것이고, 지나치게 얻으려고만 한다면 잃을 거예요. 그것이 타오의 진실이랍니다. 앞장서는 사람도 있지만 뒤따르는 사람도 있지요. 호호 입김 불어 차가운 손 데워 줄 수도 있지만 호호 입김 불어 뜨거운 국물 식혀 줄 수도 있지요. 악착같이 따지는 사람도 있지만 부드럽게 넘어가는 사람도 있지요. 위에 있는 게 편할 때도 있지만 아래 있는 게 편할 때도 있지요. 그러니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언제나 어디서나 지나침을 경계한답니다. 특히 인간의 오만한 교만과 끝없는 탐욕을. 將欲取天下而爲之, 吾見其不得已. 天下神器, 不可爲也, 爲..

삶의나침반 2006.05.08

TAO[28]

사람이라면 누구나 남자는 물론 여자도 그 내면에 남성다움과 여성다움을 함께 지니고 있답니다. 자신의 내면에 흐르고 있는 강함과 부드러움을 함께 지킨다면 당신은 흐르는 강물과 같이 이 세상 모든 것을 받아들일 수 있을 거예요. 넘치는 힘을 지닌 이 세상 가장 행복한 갓난아이가 될 수 있을 거예요. 그래요, 당신에게는 새하얀 마음도 있지만 시까만 마음도 있어요. 당신에게는 겸손도 있지만 허영도 있어요. 하지만 새하얀 마음과 새까만 마음이 함께하는 삶, 바로 그런 삶이 세상의 본보기랍니다. 세상의 온갖 명예와 사치를 알면서도 언제나 겸손한 마음을 잃지 않는다면, 그렇다면 세상의 골짜기가 되어 영원히 흐르는 강물과 이어지겠지요. 다듬기 전의 통나무와 같은 소박함을 잃지 않겠지요. 나무는 쪼개어 다듬으면 수많은 ..

삶의나침반 2006.05.05

TAO[27]

타오는 대자연을 통해 우리에게 속삭입니다. 그 속삭임을 따르는 사람은 무슨 일을 해도 흔적을 남기지 않는답니다. 남의 가슴에 못 박는 말을 하지 않는답니다. 그는 계산기 없이도 큰 셈을 할 줄 안답니다. 열쇠 없이도 더 큰 힘을 빌려 여닫을 수 있답니다. 마치 끈으로 꽁꽁 동여매지 않아도 영원히 풀리지 않는 부모와 자식간 같이, 일부러 묶지 않아도 영원히 이어진답니다.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있어도 없는 것 같습니다. 있어도 없는 것처럼 자연스럽게 사람을 대합니다. 그는 사람을 가려서 좋아하거나 물건을 가려서 취하는 법이 없습니다. 그것은 세상의 판단을 따르는 것이 아니라 타오의 자연을 따르기 때문이지요. 그는 '착한 사람'은 '못된 사람'의 본보기요, '못된 사람'은 '착한 사람'의 거울이라는 타오의..

삶의나침반 2006.05.01

TAO[26]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대지를 따릅니다. 대지를 따른다는 것은 뿌리가 되는 것입니다. 뿌리, 뿌리는 꽃잎의 화려한 재잘거림을 묵묵히 지켜볼 따르입니다. 타오와 함께 하는 사람은 먼 여행을 가서도 무거운 짐을 내려놓지 않습니다. 아무리 아름다운 경치를 봐도 마음의 중심을 잃지 않습니다. 만약 당신이 남 앞에 서는 리더임에도 불구하고 뿌리의 중심을 잃고 남들과 같이 가벼워진다면 당신의 자리가 흔들흔들하겠지요. 왜냐하면 참된 힘power은 묵묵히 지켜보는 뿌리에서 나오는 것이니까요. 重爲輕根, 靜爲躁君. 是以聖人, 終日行, 不離輜重, 雖有榮觀, 燕處超然. 奈何萬乘之主, 而以身輕天下. 輕則失本, 躁則失君. 노자가 우선하는 가치는 말[末]이 아니라 본[本]이다. 잎이 아니라 뿌리다. 유가(儒家)의 인[仁], 의..

삶의나침반 2006.04.26

TAO[25]

타오가 있었답니다. 하늘과 땅이 열리기 훨씬 전부터. 상상해 보세요. 하늘도, 땅도 보이지 않는 혼돈(chaos)의 세계를. 그곳은 절대 고독과 절대 침묵에 휩싸여 모든 것이 서로 뒤섞이며 끊임없이 변하고 있답니다. 모든 공간을 넘나들며 모든 존재를 잉태하고 있답니다. 마치 대자연의 '어머니'처럼. 그 원초적인 혼돈의 세계를 뭐라고 부르냐고 묻는다면 타오라고 말할래요. 그 타오의 특징을 묻는다면 크다고 말할래요. 크니까 멀리까지 흘러가고 멀리까지 흘러가니까 다시 되돌아오지요. 위대한 타오를 가슴에 품은 하늘은 위대합니다. 위대한 하늘을 가슴에 품은 땅은 위대합니다. 위대한 땅에 사는 인간, 인간 또한 위대한 타오를 가슴에 품고 있다면 위대하겠지요. 위대한 인간을 땅을 본보기로 살아가며 위대한 땅은 하늘을..

삶의나침반 2006.04.24

TAO[24]

발레리나처럼 발끝으로 서서 뛰어 보세요. 십 리도 못 가서 발병 납니다. 멀리뛰기 선수처럼 다리 벌려서 뛰어 보세요. 100m도 못 가서 가랑이 찢어집니다. '나 예쁘죠!' 하는 사람은 이상하게 미워 보여요. '나 잘났어요!' 하는 사람은 이상하게 못나 보여요. '내 말이 옳아요!' 하는 사람은 이상하게 틀려 보여요. 잘난 체하는 사람을 좋아하는 사람은 한 명도 없을 거예요. 내가 그렇게 느끼면 남도 그렇게 느끼는 거예요. 타오의 눈으로 보면 그런 건 다 군더더기에 불과하지요. 삶을 충분히 누린 후에 남은 찌꺼기, 삶의 군더더기에 불과하지요. 그러니 타오와 함께 행복한 삶을 누리는 사람은 손을 대지 않는답니다 - 그런 군더더기에는. 企者不立, 跨者不行. 自見者不明, 自是者不彰, 自伐者無功, 自矜者不長. ..

삶의나침반 2006.04.2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