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천마산 팔현계곡

샌. 2010. 4. 8. 19:35


오늘은 봄꽃을 만나러 천마산 팔현계곡을 찾았다. 나에게 천마산은 무척 고마운 산이다. 대부분의 산들이 봄철 화재 예방으로 입산을 통제하는데 천마산은 예전부터 완전 개방되고 있다. 봄철의 화야산을 꼭 다시 한번 가보고 싶지만 입산 금지로몇 년째 아쉬움만 달래고 있다. 삼림 보호에는 공감하지만 일률적인 무조건의 통제는 재고해줬으면 좋겠다. 사전 신청을 받아 제한된 인원 정도는 받아들일 수 있다고 본다.

 

오늘은 아내와 함께 했다. 몸이 불편한 아내가 산에 오르는 것도 거의 1 년 가까이 되지 않았나 싶다. 마치 소픙 가듯이 도시락을 싸가지고 아침 일찍 출발했다. 어제보다도 더 맑고 따뜻해진 완연한 봄날이었다. 계곡 입구에 들어서면서부터 꿩의바람꽃, 만주바람꽃을 비롯한 여러 꽃들이 반겨주었다. 역시 천마산은 달랐다. 다른 산에서는 귀한 꽃들이 여기에는 지천으로 깔려 있다. 특히 이곳 팔현계곡은 꽃의 천국이라 불러도 좋을 것 같다.

 









천마산에는 10여 년 전부터 늘 찾아가던 장소가 있다. 그곳은 너도바람꽃을 시작으로 온갖 꽃들이 피어나는 꽃밭이다.봄이면 그곳에서 꽃들을 만나고 도시락을 먹으며 놀다 내려오곤 했다. 오늘도 목표도 그곳까지였다. 아내는 복수초와 노루귀를 가장 보고 싶어했지만 노루귀는 잘 눈에 띄지 않았다. 그런데 마지막 오름길인 바로 그곳에서 기적처럼 노루귀를 만났다. 딱 세 송이 뿐이었지만 마치 오래 전부터 우리를 기다리고 있었다는 듯이 그렇게 있었다. 사람이었다면 아마 뜨거운 포옹이라고 나누었을 것이다.





하산하던 길에 우연히 절벽에 피어 있는 처녀치마를 만났다. 천마산이 준 오늘의 마지막 선물이었다.

 




팔현계곡을 따라 천마산 중턱까지 갔다 왔는데 시간은 다섯 시간이 넘게 걸렸다. 몸은 피곤했으나 꽃들을 만나느라 시간이 그렇게 빨리 흐른 줄 몰랐다. 산길을 걸으며 기쁨과 환호로 보낸 하루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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