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들의향기

청계산의 봄꽃

샌. 2010. 4. 7. 17:19


봄꽃을 보러 청계산 옛골계곡을 찾았다. 오랜만에 베낭을 메고 산행에 나서니 설레고 들뜬 기분이다. 작년 9월에 허리를 다친 이후로 등산을 하지 못했으니 꼭 7개월만이다. 하늘은 맑고 바람도 상쾌했다.

 

평일이어서 사람이 적어 좋았다. 봄기운을 만끽하며 느릿느릿 올라간다. 꽃을 찾느라 좌우를 살피는 통에 속도는 더욱 느렸다. 가끔씩 등산객들이 추월해 갔다. 그래도 숨이 가빠왔다. 그동안 운동 부족으로 몸무게가 전에 비해 3kg이나 늘었다. 몸이 무겁게 느껴지지 않을 수 없다.

 

군데군데 생강나무의 노란 꽃이 화사하게 웃는다. 작은 능선을 넘자 물소리가 들리며 계곡이 나온다.등산로를 벗어나 계곡을 따라가며 본격적으로 꽃을 찾아 나섰다. 맨 처음 꿩의바람꽃을 발견했는데 위로 올라갈수록 점점 많아졌다. 가끔씩 제비꽃과 현호색도 보였다. 올해 처음 만나는 복수초도 반가웠다.

 






노루귀를제일 보고 싶었는데 계곡에서는 찾지 못했다. 그런데 혈읍재로 올라가는 길가에서 우연히 노루귀를 만났다. 작고 귀여운 연분홍색 노루귀였다. 안으로 들어가니 서너 송이씩 모여들 피어 있다. 얘들은 앙증맞게 예쁘다. 그러나 너무 여려서 애처롭게 느껴지기도 한다. 부디 잘 자라길 빈다. 내년에도 이곳에 와보지 않을 수가 없겠다.

 





혈읍재를 지나 이수봉을 향하다가 중간의 샛길로 해서 원점회귀했다. 아마 전 같았으면 훨씬먼 거리를 걸었을 것이다. 그러나 이제는 높이 오르는 산행보다는 산책으로서의 산길 걷기를 즐기고 싶다. 꽃도 좀더 많이 만나고 싶고, 나무와도 좀더 친해지고 싶다. 발에 익은 길이면 어떠랴, 자연은 늘 새로운 모습으로 나를 반겨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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