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이 울적한 탓인지 '여유당'을 찾고 싶었다. '여유당(與猶堂)'은 다산 정약용 선생의 생가로 다산이 태어날 당시는 경기도 광주군 마현리(마재마을)였지만, 지금은 남양주시 조안면 능내리로 되어 있다. 선생이 형조참의로 있던 1799년(정조23년)에는 선생에 대한 노론의 공격이 극에 달하고 있었다. 정조의 신임을 받고 있었지만 천주교와의 연루 등 정치적 비판을 견디지 못한 다산은 이듬해 모든 관직을 내려놓고 고향 마재로 돌아왔다. 그리고 집에 '여유당'이라는 현판을 붙이고 은신했다. 선생은 이렇게 썼다. "나는 나의 약점을 스스로 알고 있다. 용기는 있으나 일을 처리하는 지모(智謨)가 없고, 착한 일을 좋아는 하나 선택하여 할 줄을 모르고, 정에 끌려서는 의심도 아니 하고 두려움도 없이 곧장 행동해 버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