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게도 지나온 흔적이 눈으로 보이게 남는다면 나무와 같은 나이테가 있을 것 같다. 나무의 나이테는 기온에 따라 세포의 성장 속도가 다르므로 세포 크기에 차이가 생겨 생긴다는데, 사람에게도 분명 그런 변화가 있을 법하기 때문이다. 일생을 여일하게 평탄하게 사는 사람은 거의 없다. 짧은 한평생을 살면서 누구나 시련과 고통을 겪는다. 시기나 정도의 차이가 있을 뿐 모든 사람이 마찬가지다. 그런 인생의 매듭이 한 인간의 나이테로 나타날 것 같다. 고생을 많이 한 사람은 굵고 두꺼운 검은 줄이 많을 것이고, 그렇지 않은 사람은 나이테의 줄이 희미하게 나타날지 모른다. 그러나 사람이 느끼는 인생 짐의 무게는 주관적인 것이어서 우리가 겉으로 보는 그 사람의 모습과 실제 나이테의 모양과는 판이하게 다를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