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원군이 말했다. "대체로 현명한 선비가 세상에 있는 것은 비유하자면 주머니 속에 있는 송곳 같아서 그 끝이 금세 드러나 보이는 법이오. 지금 선생은 내 문하에 3년이나 있었지만 내 주위 사람들은 선생을 칭찬한 적이 한 번도 없으며, 나도 선생에 대해 들은 적이 없소. 이것은 선생에게 이렇다 할 재능이 없다는 뜻이오. 선생은 같이 갈 수 없으니 남아 있으시오." 모수가 말했다. "저는 오늘에야 당신의 주머니 속에 넣어달라고 부탁드리는 것입니다. 만일 저를 좀더 일찍 주머니 속에 있게 하였더라면 그 끝만 드러나 보이는 게 아니라 송곳 자루까지 밖으로 나왔을 것입니다." - 사기(史記) 16, 평원군우경열전(平原君虞卿列傳) 진나라가 조나라 수도 한단을 포위하자 조나라 왕은 평원군을 초나라로 보내 합종을 맺고..